슈퍼없이 1년 살기…흙 끓이고 풀 씹다뱉던 그들의 변화

중앙일보

입력 2021.08.23 18:30

업데이트 2021.08.23 18:52

'최초의 만찬'은 북극권 캐나다의 한 마을에서 1년간 직접 재배, 채취, 사냥한 음식만 먹는 5인가족의 프로젝트를 담은 다큐멘터리다. 23일부터 29일까지 열리는 EBS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됐다. 영화제 홈페이지 캡쳐

'최초의 만찬'은 북극권 캐나다의 한 마을에서 1년간 직접 재배, 채취, 사냥한 음식만 먹는 5인가족의 프로젝트를 담은 다큐멘터리다. 23일부터 29일까지 열리는 EBS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됐다. 영화제 홈페이지 캡쳐

머위를 따서 말리며 “이걸 소금처럼 먹으면 돼”라고 말하는 여성과, “전 그냥 소금이 좋아요, 보통 소금을 살래요”라고 답하는 딸.

캐나다 유콘 주 도슨시티, 길 끝에 위치한 주민 1500명의 작은 마을에 사는 감독은 “산사태로 마을 진입로가 막힌 뒤, 슈퍼마켓 진열대가 48시간만에 텅 비는 것을 보고 정신이 번쩍 들었다”고 말한다.

'최초의 만찬' 프로젝트는 냉장고와 식료품 창고를 비우는 것으로 시작한다. 영화제 홈페이지 캡쳐

'최초의 만찬' 프로젝트는 냉장고와 식료품 창고를 비우는 것으로 시작한다. 영화제 홈페이지 캡쳐

냉장고와 식품저장고에 있는 음식을 싹 다 비우고, 감독과 남편, 세 아이들은 설탕·술·초콜릿·베이글이 없는 1년을 시작한다.

자작나무에 구멍을 뚫어 채취한 수액으로 시럽을 만들고, 소에서 짠 젖을 통에 넣고 온 가족이 하루종일 흔들어 버터를 만든다. 연어를 잡아서 훈제하고, 사과와 양배추·사탕무를 키우는 마을 사람들을 만나서 직접 식재료를 구한다. 고기는 무스를 잡아 저장해 두고 먹는다. 대신 냉장고·냉동고가 많이 필요하다. 소금을 얻기 위해 흙을 끓이기도 하고, 스라소니 고기도 먹는다.

'최초의 만찬' 감독은 '슈퍼에서 산 인공 식품 없이 살기' 프로젝트 시작 3일만에 "울고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영화제 홈페이지 캡쳐

'최초의 만찬' 감독은 '슈퍼에서 산 인공 식품 없이 살기' 프로젝트 시작 3일만에 "울고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영화제 홈페이지 캡쳐

봄이 오고. 프로젝트의 끝이 다가온다. 1년 전 첫 식사때 풀을 씹다 뱉어냈던 큰딸은 “몇 년 후 돌아보면 정말 좋은 경험이었다고 할 것”이라 말하고, 프로젝트 시작 3일째부터 “울고싶은 기분”이라고 말했던 감독 본인도 “프로젝트를 끝내고 싶지 않다”고 한다. 직접 구한 밀을 갈아 막내딸의 생일케익을 만들고, 마지막 ’로컬푸드‘ 만찬은 고기롤과 감자 샐러드, 토마토 주스로 비교적 성대하게 차릴 정도로 발전했다. 마지막은 농부의 춤을 추며, 1년동안 음식을 제공해준 사람들의 이름이 엔딩크레딧으로 올라간다.

슈퍼에서 음식을 사지 않고, 자연에서 직접 구한 것만 먹으며 1년을 지낼 수 있을까. 제 18회 EBS 국제다큐영화제의 개막작, ’최초의 만찬‘은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직접 구한 한 가족의 이야기를 그렸다.

제 18회 EBS 국제다큐영화제 출품작 일부. 영화제 홈페이지 캡쳐

제 18회 EBS 국제다큐영화제 출품작 일부. 영화제 홈페이지 캡쳐

EBS 국제다큐영화제가 23일 오후 9시 50분 개막행사를 시작으로 일주일간 이어진다. 9개 섹션, 29개국에서 온 64편의 다큐멘터리를 EBS1 채널을 통해 볼 수 있고, 일부 작품은 메가박스 일산 벨라시타에서 상영한다. 개막작 ’최초의 만찬‘은 24일 오전 12시 45분부터 방영된다.

이번 영화제에는 코로나19가 덮친 벨기에 병원의 의료진을 그린 '누가 영웅인가', 팬데믹을 부정하는 예멘의 혼란한 상황을 담은 '코로나 그리고 전쟁' 등 코로나19 상황을 반영한 작품도 공개된다. 체르노빌 사고 30년 이후 야생동물이 돌아온 구역을 찾아 들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체르노빌:지옥의 묵시록’도 이번 영화제에서 처음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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