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서기 22일 만에 등장한 김정은, 휴가? 전략구상?

중앙일보

입력 2021.08.22 15:41

한동안 모습을 감췄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평양시내 보통강변 테라스형 주택(보통강 강안 다락식 주택구) 건설지구를 방문했다고 북한 매체들이 21일 전했다.

북한 매체, 지난달 30일 金 공개활동 보도 후 21일 재개
성 김 국무부 특별대표 방한 기간 평양 주택 건설 현장 찾아
김정은, 집권 후 7월말~8월 중반까지 장기간 침묵은 처음
혹서기 휴양지에서 인근 현지지도, 올해는 원산 체류설도
한ㆍ미 연합훈련 이후 남북, 북ㆍ미 관계 전략 구상도 한 듯

김정은 북한 국ㅁ위원장이 보통강강안다락식주택구 건설사업을 현지지도했다고 북한 매체들이 21일 전했다. 맨 로은쪽은 현재 북한의 2인자로 꼽히는 조용원 노동당 조직비서. [뉴스1]

김정은 북한 국ㅁ위원장이 보통강강안다락식주택구 건설사업을 현지지도했다고 북한 매체들이 21일 전했다. 맨 로은쪽은 현재 북한의 2인자로 꼽히는 조용원 노동당 조직비서. [뉴스1]

북한 매체가 김 위원장의 공개활동을 언급한 건 지난달 30일 이후 22일 만이다. 김 위원장이 취임 이후 8월초 일체의 공개활동을 중단한 건 처음이다. 그래서 일각에선 그의 건강이상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달 24~27일 진행된 정치일꾼 대회 중 뒤통수에 반창고를 붙이고 등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가 활동을 제개하면서 되풀이하고 있는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은 가라앉게 됐다. 관심은 그가 8월 잠행기간 동안 뭘 했느냐다. 정보 당국자는 “김 위원장이 북한 매체에 등장하지 않았을뿐 일상적인 통치활동을 지속한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지난 1일 김여정 당 부부장이 한ㆍ미 연합훈련 중단을 요구하는 담화를 발표한 데 이어 북한이 10일과 11일 연이어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김여정)하고, 군사적 행동을 암시(김영철 통일전선부장)하는 담화를 낸 것도 이런 관측을 뒷받침 한다.

통일부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집권 첫 해인 2012년 같은 기간(7월 30~8월 20일) 6차례 공개활동을 했다. 2013년(12회)과 2014년(12회), 2018년(11회) 같은 기간엔 모두 10차례 넘게 공개석상에 나타났다. 미사일을 담당하는 전략군사령부 시찰로 한 차례 공개활동을 했던 2017년을 제외하곤 매해 8월초 왕성한 공개활동을 이어갔다.

단, 비만형 체형을 지닌 김 위원장이 혹서기엔 휴양지 특각(별장)에서 지내는 모습이 정보 당국에 포착되곤 했다. 원산과 평양을 오가며 업무를 했던 2014년과 원산과 삼지연 지역에 머물렀던 2018년이 대표적이다. 2019년 보고와 지시 등을 위한 업무시설이 완비된 원산 특각에서 여름을 보낸 그가 올해에도 원산에 체류했다는 얘기도 있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인 NK뉴스는 지난 16일 김 위원장이원산에서 해양레포츠를 즐기며 휴식중이라고 보도했다. 혹서기인 8월 초 휴양지에 머물며 휴가 겸 정책구상을 하며 향후 남북 및 북ㆍ미 관계와 관련한 전략구상의 시간을 보낸 셈이다.

통일부 자료 종합

통일부 자료 종합

일각에선 북한이 최근 한ㆍ미가 진행중인 연합훈련에 대응해 군사행동에 나설 가능성을 우려한다. 북한이 김 위원장의 장기간 잠행 이후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에 나선 전례도 있다.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은 지난 3일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아직까지 북한의 특이한 동향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김 위원장의 활동 재개 시점과 장소를 고려하면 북한이 일단은 유보적인 입장을 정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성 김 미 국무부 대북특사의 방한기간(20~23일), 연합훈련 1부를 마친 상황에서 미사일 발사 대신 민생을 챙기는 모습을 보여서다. 성 김 대표의 방한에 맞춰 러시아의 북핵 수석대표인 이고르 마르굴로프 외무 차관이 방한해 한반도 문제와 관련한 협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도 북한의 ‘극단적 선택’을 유보케한 요소일 수 있다. 그러나 북한이 한ㆍ미 연합훈련에 어떤 식으로든 군사적인 대응을 해 왔다는 점에서 정부는 북한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한편, 북한은 21일 김 위원장의 공개활동을 보도하며 2인자로 꼽히는 조용원 조직비서의 호명 순서를 놓고 오락가락 하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북한은 김 위원장의 동행 인물 또는 각종 행사 참석자를 권력 서열 순으로 호명하는데 이날 오전 6시엔 “정상학, 조용원 동지가 현지에서 맞이하였다”고 했다. 그러다 국내외 언론이 조용원의 입지변화 가능성을 제기하자 보도 3시간 만인 오전 9시부터 ”조용원 동지가 수행했다. 정상학 동지 등이 현지에서 맞았다“며 조용원의 존재를 다시 부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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