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서 대규모 시위/급진개혁ㆍ고르비 사임 요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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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모스크바 APㆍAFP=연합】 3만여명의 모스크바 군중들이 16일 급진적 경제개혁과 리슈코프 총리의 사임을 요구하며 크렘린궁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급진 정치가와 경제학자들의 주도로 열린 이날 시위는 리슈코프 정부안과 샤탈린안등 두개의 라이벌 경제개혁안에 대한 의회토론을 앞두고 벌어졌다. 「리슈코프총리사임」과 「보리스 옐친 러시아공화국 대통령지지」라는 구호가 담긴 깃발을 든 2만여명의 시위군중들이 고리키 공원을 출발,크렘린궁으로 평화적 행진을 시작했으며 이들이 크렘린궁에 도착했을 때에는 군중수가 3만여명으로 불어났다.
시위군중 가운데 일부는 볼셰비키 혁명이전의 흰색과 푸른색ㆍ붉은색으로 그려진 제정 러시아 국기를 들고 나왔으며 고르바초프와 리슈코프총리의 사임을 외쳤는데 지난 5월과 7월에 벌어진 시위에서 참가자들은 리슈코프 총리와 전체지도부에 대한 사임촉구에 그쳤으나 이날 고르바초프 사임촉구가 등장함에 따라 소련의 정치투쟁은 새로운 단계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가브릴 포포프 모스크바 시장은 최고회의 의원들이 묵고 있는 한 호텔의 창문에서 군중들에게 『리슈코프정부는 온건한 변화를 원하고 있으나 우리는 더이상 이같이 살 수 없다』고 밝히면서 급진적인 개혁을 촉구했다.
리슈코프 총리는 이에 앞서 15일 한 TV인터뷰에서 모든 분야에서 혼란을 피하길 원하고 있다고 언급,보다 온건한 개혁안을 지지해온 자신의 입장을 옹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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