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 부실자산 과대평가 매각 자문사 관계자도 수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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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동욱(사진) 대검찰청 수사기획관은 2일 오후 기자들과 만나 A4 용지 2장을 꺼내 천천히 읽어 내려갔다. 그는 "추상적으로 말하면 (이강원 전 외환은행장이)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 외환은행과 주주들에게 손해를 가했다"며 이씨에 대한 사전구속영장 청구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지는 질문은 간단한 답변으로 넘겼다. 다음은 일문일답(※는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편집자 주).

-외환은행의 국제결제은행 기준 자기자본 비율이 조작된 것인가.

"이 자리에서 단정적으로 말하지 않겠다." (※이후 채 기획관은 "BIS 비율을 의도적으로 낮췄다"며 사실상 조작됐다고 밝힘)

-외환은행 매각 과정에서 적정 가격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했다는 뜻은.

"부실 자산을 과대 평가하는 바람에 매각 가격이 낮춰진 것이다. 이런 점은 (검찰 수사에서) 어느 정도 밝혀졌다."

-부실 자산을 늘렸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

"구체적으로 말하기 곤란하다. 하지만 내용은 아주 길다." (※구속영장이 발부되고 기소 시점에는 구체적으로 설명하겠다는 계획임)

-이씨에 대해 먼저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는 이유는.

"외환은행 헐값 매각의 핵심 인물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단독 범행이냐, 아니면 변양호 전 재경부 금융정책국장 등과 공모했는지는 수사 중이다. 참고로 변씨는 현재 구속 중이어서 조사하는 데 어려움은 없다."

-이씨가 배임 행위를 함으로써 발생한 손해액은.

"최대한 특정하려고 노력했다. 정확한 액수 산정은 어렵다. 어떻게 했느냐는 비밀이다. 나중에 영장을 보면 알 수 있을 텐데…." (※검찰은 2003년 매각협상 때 주식 가격이 1700원 정도 낮게 평가돼 6000억~9000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파악하고 있음)

-수재 혐의와 관련해 돈을 건넨 업체는.

"외환은행 전체의 인테리어와 차세대 뱅킹 시스템 납품 관련 업체다." (※검찰은 LG CNS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했음)

-수재 혐의에 향응도 포함되나.

"글쎄, 제대로 말하기 곤란하네…." (※향응 부분도 일부 포함됐다는 뉘앙스임)

-수재 혐의의 공범은 있나.

"있을 수 있다." (※검찰은 이씨의 비서실장이었던 박제용 한국투자공사 상무에 대해 비자금 조성 혐의로 영장을 청구한 바 있음)

-받은 돈의 용처는 확인됐나.

"확인됐을 것이다. (이 돈 중) 로비자금으로 쓴 단서는 포착되지 않았다."

-별도의 정.관계 로비 의혹에 대한 수사는 진행 중인가.

"수사 중이다."

-외환은행 비자금 조성 부분도 보나.

"비자금 수사는 마무리됐다."

-론스타로부터 스톡옵션을 받은 것도 수사 대상인가.

"그건 범죄 사실에 포함돼 있지 않다. (앞으로의 계획은) 말씀드리기 곤란하다."(※조사는 하고 있지만 형사 처벌 여부는 확정할 수 없다는 의미)

-감독.승인 기관에 있는 사람 중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은 사람이 있나.

"(앞으로) 있을 수 있다." (※형사 처벌 대상자가 있을 수 있다는 뜻임)

-국장급 이상인가.

"답변하기 곤란하다. 수사 중에 있다."

-매각 자문사 등 관계자들도 처벌 대상인가.

"수사 중이다." (※채 기획관은 "앞으로 처벌 대상이 없다고 볼 수는 없다"며 형사 처벌 가능성을 시사함)

문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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