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통일 향한 “작은 걸음”/세계 각국이 본 남북 총리회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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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미국 진지한 의견개진 환영/일본 상호 시각차 파행우려/중국 남북한 긴장완화 계기/영국 서로의 「먼거리」노출
6일 끝난 제1차 남북한 총리회담을 지켜본 세계각국은 통일을 위한 역사적인 진일보로 평가하면서 다음달로 예정된 평양에서의 2차회담에 대한 기대를 표명했다. 다음은 회담에 관한 각국 반응.
▲미국=미 국무부의 마크 딜렌 대변인은 6일 남북 총리회담에 언급,『미국은 이같은 회담이 이루어진 것을 환영하며 다음달로 예정된 평양회담도 성공되기를 바란다』고 말하고 『남북한은 통일을 실현하는 방법을 결정하는 직접 당사자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딜렌 대변인은 『양쪽으로부터 주요한 문제들에 대해 진지한 의견개진이 있었던 것을 환영한다』고 말하고 『총리회담이 평화적 남북통일을 달성하는데 주요한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워싱턴=문창극특파원>
▲일본=일본 언론은 서울회담을 통해 한국측이 다각적인 교류와 협력을 쌓아나가면서 정치ㆍ군사적 대결을 해소하자는 자세인데 반해 북한측은 우선 군사대결을 피하는 것만이 교류와 협력을 가능케 한다는 등 양측의 상반된 주장에 초점을 맞추었다.
즉 한국은 일치하는 부분부터 합의하자는 「신뢰구축」형인데 비해 북한은 「원칙우선」을 내세운 점이 특색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측이 문익환 목사와 임수경양의 석방을 요구하고 팀스피리트 훈련을 거듭 주장한 것은 이를 이유로 어느 때나 총리회담을 중지하거나 연기시키는 구실로 삼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중국=남북한 고위급회담을 한반도 통일의 한 이정표라며 환영했다.
이금화 외교부 대변인은 『남북한 회담은 한반도 통일과정에서 주요한 사건』이라고 평가하고 『우리는 이러한 사태진전을 환영하며 이번 회담이 긍정적인 결과를 낳아 한반도의 평화통일은 물론 안정과 평화 및 긴장완화에 기여하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프랑스=르몽드지는 양측입장의 차이로 합의에 이른 것은 없지만 비교적 짧은 시일내에 긴장완화와 군비축소에 관한 구체적 합의가 이루어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 신문은 양측의 제안 가운데 ▲상호 불가침선언 채택 ▲고위 군당국자간 직통전화 가설 ▲군사위원회 설치 ▲비무장지대의 평화지대화 등 안보와 관련된 몇가지 사항에서 공통점이 발견됐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파리=배명복특파원>
▲영국=한국전쟁 후 처음으로 서울에서 열린 남북한 총리회담은 쌍방간의 거리가 얼마나 먼 것인지를 보여주었다고 보도했다.
인디펜던트지는 남북한 총리들의 개막연설은 서로의 접근방법이 얼마나 다른가를 분명하게 보여주었으며 북한의 입장은 신뢰회복을 위한 중간단계를 생략하자는 급진적인 것이었다고 평가했다.
더 타임스지는 북한측은 남한이 도저히 수락할 수 없는 요구들을 제기했으며 이번 서울회담에서 어떤 합의사항도 나오지 못하게 하는데만 관심이 있는 것 같다고 보도했다.
▲벨기에=현재 외부세계와 완전 고립돼 있는 북한이 한반도 통일에 앞서 궁극적으로 그들의 사회를 한국에 개방할 경우 북한 주민들의 한국에로의 대거 탈출사태에 뒤이어 북한이 한국에 완전 흡수,합병되는 이른바 「동독식」시나리오가 재연될 것이라고 벨기에 공산당 기관지 일간 르 드라포 루즈(적기)지가 6일 전망했다.<외신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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