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예비군 추가소집/방소외교 성과없자 대 서방위협 강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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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중국ㆍ이란ㆍ브라질 식품공급 시사/부시는 이라크 TV연설 수락/영선 추가파병등 강경 입장
【니코시아ㆍ카이로ㆍ워싱턴 외신종합=연합】 페르시아만 주둔 외국군에 대한 성전을 촉구하고 있는 이라크는 6일 예비군을 추가소집하는 한편 출국비자 없이 출국을 기다리다 체포된 외국인들에게는 최고 종신형에 처하기로 결정하는 등 대 서방위협을 강화시키고 있다.
또 미소 정상회담을 앞두고 소련을 방문한 아지즈 이라크 외무장관은 소득없이 귀국길에 오르며 페르시아만 주둔 외국군과 맞서 계속 투쟁할 것이라고 밝혀 외교를 통한 사태해결 전망은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후세인 이라크대통령은 이날 부시 미 대통령에게 이라크 TV를 통해 이라크국민들에게 직접 연설할 것을 제의,부시대통령이 이를 수락함으로써 양국간에는 예기치 못한 TV논쟁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라크는 이어 쿠웨이트내 미국인에 대한 총격사건과 관련,이것이 단순한 우발사고였다고 해명하고 미국외교관들의 부상자면담을 허용하는 등 서방세계의 경계심을 늦추려고 노력하고 있다.
페르시아만에 군사력증강을 계속하고 있는 미국은 6일 이 지역에 배치된 미 병력규모가 10만명을 넘어섰다고 공식확인하고 오는 10월초까지 총 15만명정도가 투입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영국 대처총리도 이날 82년 포클랜드전쟁 이래 최초로 소집된 긴급의원 총회에서 페르시아만 추가파병계획을 공개하고 필요할 경우 이라크측에 무력사용도 불사할 것임을 다짐했다.
그러나 미테랑 프랑스 대통령은 6일 이라크가 중동지역의 다른 국가를 공격할 경우 군사력 개입을 할 것이나 미군의 대 이라크 공격에 자동적으로 개입치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테랑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이라크가 새로운 침략행위를 하지 않는 한 프랑스는 이라크의 쿠웨이트 철군 및 외국인질 석방을 위한 유엔의 금수조치만을 이행할 것이라고 말하고 대 이라크 공중봉쇄등 더이상의 유엔결의안은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미국측과 견해가 다름을 명백히 했다.
또한 중국과 이란은 6일 유엔의 대 이라크제재조치에도 불구,이라크에 식품과 의약품을 보낼 것임을 시사했으며 브라질도 이라크의 식량난이 심각한 지경에 이를 경우 이라크에 긴급구호식량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프란시스코 레세크 외무장관이 밝히는 등 서방측의 이라크 봉쇄가 약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인도 외무부대변인도 쿠웨이트에서 출국하지 못하고 있는 인도인들에 대한 식량공급허가를 거듭 요청했다.
반면 아랍권은 페르시아만 사태 해결책을 논의키 위해 오는 10일 카이로 및 17일께 튀니스에서 아랍연맹 외무장관회담을 열 예정이었으나 각국간 이해가 엇갈려 회의의 연기론이 제기되는등 친서방ㆍ친이라크 진영으로 나눠져 분열상을 거듭하고 있다.
한편 이라크가 외국인 여성과 어린이들에 대해 출국을 허락한 이후 1천명이상의 여성ㆍ어린이들이 이미 귀국한 가운데 6일에도 이라크에 억류돼 있던 각국 인질들의 본국 귀환행렬이 계속되고 있다.
이날 1백62명의 서방인질들을 태운 이라크 민항기가 터키의 앙카라에 도착,대기중이던 캐나다항공편으로 옮겨 태워졌으며 쿠웨이트에서 소개된 3백18명의 미국여성과 어린이들을 태운 이라크 여객기 두대도 이날 늦게 바그다드에서 요르단 암만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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