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류 장난감」을 추방하자"|대한성공회「젊은 여성 모임」서 어린이 평화운동 벌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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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어린이들을 무기류 장난감으로부터 멀어지게 하자.』
대한성공회 젊은 여성 모임(대표 박용숙)은 무기류 장난감 추방운동을 벌이기로 하고 15일부터 전국의 성공회성당과 탁아소·유치원들을 찾아 홍보용 슬라이드 상영 등 본격활동에 나선다.
성공회 젊은 여성모임의 이 같은 운동은 선교 1백 주년을 맞은 성공회의 평화운동에 일익을 담당하면서 어린이 평화운동을 벌인다는 목적 아래 추진되는 것이다.
단순한 놀이기구로 알고 부모들이 사주는 무기류 장난감이 지나치게 공격적이고 파괴적인 성향을 길러주며 생명경시와 폭력 지향적 의식을 심어주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우려다.
그리스도의 사랑과 평화를 이 땅위에 추구해 나가야 하는 기독교의 입장에서 볼 때 어린이들을 폭력성 무기류 장난감으로부터 보호하여, 힘을 과시하고 힘에 의지하기보다 평화로운 환경에서 평화로운 가치를 추구하는 어린이로 자라나게 해야 한다고 이들 젊은 여성들은 생각하고 있다.
젊은 여성 모임은 지난 4월부터 세미나를 갖고 시장조사·실태자료수집을 한 후 홍보용 슬라이드를 제작했으며『평화! 평화!』라는 제목의 홍보용 책자도 마련했다.
실태조사에서 건전한 놀이의 부족으로 무기류 장난감의 어린이들에의 침투가 크게 늘어나 있음이 확인되었으며 무기류 장난감은 또 실물크기의 M16소총·TV프로그램에 나타나는 대량 살상무기 등 폭력성을 한껏 부추기는 것이 많았다.
이들 장난감은 또 제조업체의 영세성으로 위험한 사고를 일으키는 조악품이 많고 금속완구에서 납 성분이 기준치의 12배나 들어있는 것이 발견되기도 했다.
젊은 여성 모임 박명숙 회원은『무기류 장난감의 범람으로 어린이들이 파괴·공격을 배우고 우리편 아니면 적이라는 흑백논리에 빠져드는 것이 무엇보다 두렵다』고 말했다.
박씨는『장난감을 사주는 것이 어른이라고 할 때 부모들의 각성이 필요하다』면서『총이 어떻게 쓰이는 것이며 어른들은 어린이들이 다른 사람을 해치는 놀이를 원치 않는다는 것을 알려 어린이들이 총을 갖고 싶어하지 않도록 설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TV 어린이 프로그램·비디오 등에서의 폭력성도 우려할 만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이들은 판단한다.
정의의 이름으로 대량학살이 정당화되는 내용에서 어린이들은 생명경시를 배우게 된다는 것.
이들은 미국의 경우 어린이가 태어나서 소년기에 이르기까지 TV에서 2만5천번이나 사람이 죽는 장면을 보게 된다는 통계가 나았다고 지적하고 TV나 비디오의 내용이 바뀌어져야 한다고 믿고있다.
평화운동으로 무기류 장난감 추방운동을 벌이기 위해 젊은 여성모임은「무기류 장난감 버리는 날」「무기류 장난감을 다른 장난감과 바꾸어 가는 날」을 만들 예정이다.
서독에서 80년대 평화운동으로 무기류 장난감 추방운동이 벌어졌으며 이때 장난감 회사들의 자발적 협조로 무기류 장난감과 어린이에게 도움이 되는 장난감과의 교환운동이 큰 성공을 거둔 사례들이 이들을 고무하고 있다. <임재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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