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뮤지컬' 새 단장… 콘텐트 대폭 강화

중앙일보

입력 2006.10.31 10:26

업데이트 2006.10.31 16:39

격월간으로 발행되던 뮤지컬 전문지 '더 뮤지컬(The Musical)'이 10월 월간 전환과 함께 인터넷 사이트(www.themusical.co.kr)를 대폭 강화했다.

더 뮤지컬은 뮤지컬의 대중화를 위해 2007년 7월 창간된 이후 지금까지 해외 선진 뮤지컬을 소개하고 국내 관객을 개발하는데 큰 역할을 해왔다. 그동안 모기업인 클립서비스 홈페이지 내에 공간을 꾸려오다가 지난 7월 독립 사이트를 열었으며 꾸준히 새로운 컨텐츠를 보강했다.

새로 보강된 내용 중 가장 관심이 가는 곳은 뮤지컬 데이타 베이스(DB)와 전자잡지 이북(E-Book). 독자들은 현재 37호까지 발행된 <더 뮤지컬>을 이북 형태로 볼 수 있다. 실제 책과 구성을 같이 해 온라인상이지만 책을 읽는 느낌을 준다. 또 뮤지컬 DB는 국내에 소개된 뮤지컬 작품, 배우, 스태프 등을 가나다별로 정리해 놓았다. 뮤지컬 DB와 이북은 유료회원만 볼 수 있다.

이외에도 손드하임, 조지 거쉰 등 뮤지컬 거장을 소개하는 '인물열전', 최신 뮤지컬 소식을 전하는 '핫뉴스', 런던·뉴욕·독일·일본 등지에서 현지의 해외 통신원이 각국의 뮤지컬 소식을 전하는 '월드 리포트', 뮤지컬 작품을 깊이 있게 탐구하는 '뮤지컬 인사이드', 그리고 뮤지컬 배우들을 사진으로 만나는 '배우 갤러리' 등 다양한 컨텐트를 마련했다. 이상은 모두에게 공개된다.

현재 공연하고 있는 뮤지컬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온 스테이지(On Stage)'도 유익한 코너로 꼽힌다. 특히 공연정보 뿐 아니라 전문가, 마니아, 일반인들이 공연을 보고 별점을 매겨놓아서 작품을 선택하는데 도움을 준다.

# <클로저 댄 에버>
'오프 브로드웨이'의 히트작을 한국의 설정에 맞게 번안한 '클로저 댄 에버'는 대도시 청춘 남녀들의 연애담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담아낸 뮤지컬이다. 최근의 트렌드에 맞는 재기발랄한 분위기의 작품으로, 류정한, 고영빈, 김영주, 유나영 등 정상급 뮤지컬 스타들이 캐스팅 됐다. 애인과 결별한 수의사, 이혼녀 영화감독, 노처녀 동사무소 직원인 세 명의 친구가 각자의 사랑을 찾아가는 과정을 명랑한 터치로 그렸다. 제각기 다른 방식의 사랑을 표현하는 다양한 장르의 음악 역시 관객들을 만족시킬 것이다.

▶일시 : 10월 20일 ~ Open Run

▶장소 : 동숭아트센터 씨어터 일

▶관람가 : R석 4만5천원, S석 3만5천원

▶문의 : 트라이프로 02-3448-4340 www.closerthanever.co.kr

# <달고나>
달동네를 배경으로 한 첫사랑 이야기 '달고나'는 '이등병의 편지', '담배가게 아가씨' 등 아련한 추억을 불러오는 7,80년대의 인기 가요들로 이루어진 뮤지컬이다. 소극장에서 인기를 모은 작품으로 이번 공연은 다양한 볼거리를 추가해 대형화한 작품이다. 시나리오 작가의 꿈을 접고 홈쇼핑의 구성작가로 살아가던 세우는 어느 날 자신의 구형 타자기를 상품으로 내놓는다. 방송을 시작하자마자 '옥상 위의 몽블랑 소녀'가 물건을 구입하고, 그 순간 세우는 구매자가 자신의 첫사랑 지희 라는 것을 직감한다. 무작정 추억의 장소인 달동네로 달려간 세우가 회상하는 옛 기억들이 무대 위에 펼쳐지면서 관객들을 시간 여행으로 인도한다.

일시 : 11월 1일 ~ 12월 25일
장소 : 충무아트홀 대극장
관람가 : R석 5만원, S석 4만원
문의 : PMC 프러덕션 02-721-7663 www.musicaldalgona.co.kr

# <밑바닥에서>
지난 해 6월부터 14개월간 장기 공연 중인 뮤지컬 <밑바닥에서>가 새로운 캐스팅으로 막을 올렸다. 이번 5차 연장 공연에서는 방송을 통해 먼저 이름을 알린 신인 배우 정겨운이 주인공 페페르 역을 맡았다. 막심 고리끼의 대표작 <밑바닥>을 뮤지컬로 개작한 독특한 작품으로 2005년 뮤지컬 대상 시상식에서 음악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러시아의 허름한 선술집에서 유력가인 백작 대신 감옥에 갔던 페페르의 출소를 환영하는 술자리가 열린다. 제각기 최악이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한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이고 그들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일시 : 9월 19일 ~ 2007년 2월 19일
장소 : 대학로 열린극장
관람가 : 일반 3만원, 대학생 2만 4천원, 청소년 1만 5천원
문의 : 오픈런뮤지컬컴퍼니 02-765-8108 www.openrun.co.kr

# <우리동네>
지난 여름 대학로의 나무와 물에서 상연되었던 뮤지컬 '우리동네'가 장소를 옮겨서 재공연된다. 우리동네는 손턴 와일드의 희곡 '우리 마을(Our Town)'을 각색한 작품으로, 1980년대 한국의 시골을 배경으로 한다. 1막에서는 주인공 선영의 살아 생전을, 2막에서는 죽은 후의 모습을 보여준다. 죽었다는 사실을 쉽사리 인정하지 못하는 선영은 살아 있을 때의 하루를 경험하게 되고, 다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가슴 저리게 느낀 후 죽음을 받아들인다. 소소한 일상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작품.

일시 : 11월 1일 ~ 12월 31일
장소 : 르.메이에르 김형곤홀
관람가 : 일반 3만원, 대학생 2만 5천원
문의 : 문화기획 파란 02-745-2124 www.treeandwater.com

# <살인교습>
청부살인교육원을 배경으로 선생과 제자가 펼치는 이야기. 화려한 전적을 갖지만 한쪽 팔을 잃고 쓸쓸한 말년을 보내고 있는 선생이 자신의 후계자를 발견하고 여러 가지 필살기를 가르친다. 그중 하나가 사주와 관상. 킬러가 피해야 하는 사람은 '명이 긴 사람'이기 때문이다. 유쾌한 살인교습 현장이 관객들의 배꼽을 노린다. 차근호가 극작을, 김정훈 연출을 맡았고, 선욱현 이문준이 각각 선생과 학생 역으로 출연한다.

일시 : 11월 3일 ~ 11월 26일
장소 : 블랙박스씨어터
관람가 : 일반 1만5천원, 학생 1만2천원
문의 : (주)이다엔터테인먼트 02-762-0010 www.e-eda.com

# 뮤지컬을 사랑하는 민족인데..
현재 아시아에서 서양식 뮤지컬을 자국의 언어로 토착화 하는 노력을 적극적으로 기울이는 곳은 일본과 한국뿐이다. 일본이 역사나 작품 수에서 가장 큰 시장임은 잘 알려진 사실이고 우리나라 역시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을 정도의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다. 현재는 비록 해외 대형 뮤지컬 공연이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지만 한국인들은 뮤지컬이 주는 음악·연기·춤이 어우러지는 독특한 형식의 즐거움을 가슴 깊이 즐기고 있다. 특히 뮤지컬 제작자들은 한국의 언어로 뮤지컬을 만들어서 소개를 해야 한다는 일종의 의무감도 가지고 있다. 가령 중국·홍콩·싱가포르·말레이지아 등 다른 아시아 국가들이 주로 해외 투어팀의 공연을 선호하는 것에 비하면 한국과 일본은 해외 원작이라도 자국의 배우들이 자국의 언어로 각색한 뮤지컬 시장에 열광하는 독특한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실제로 브로드웨이 최신 히트작 '프로듀서스'가 영어가 아닌 자국의 언어로 공연된 곳도 전 세계에서 한국과 일본뿐이었다는 사실은 뮤지컬이라는 형식이 우리나라에서 그만큼 자연스럽게 토착화되어 가고 있다는 것을 반증해준다.

150년 이상의 뮤지컬 역사를 갖고 있는 영국이나 미국에서는 뮤지컬의 오랜 전통에 따라 일정한 형식을 유지해야 한다는 인식이 있는 반면, 한국은 비록 단기간에 성장했지만 그러한 형식과 스타일에 대해 자유롭기 때문에 전 세계의 다양한 작품들이 다양하게 소개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올 한해에 공연되었거나 혹은 공연 예정인 대형 작품들만 봐도 영국의 '에비타', 미국 작품이지만 일본 극단이 공연하는 '라이언 킹', 프랑스의 '돈 주앙', 체코의 '드라큘라', 일본의 '콘보이쇼' 등이 함께 경쟁하면서 다양한 입맛의 관객들을 만족시키고 있는 모습에서 한국 뮤지컬 산업의 앞날은 일단 밝아 보인다.

앞으로 한국 뮤지컬의 과제는 현재와 같은 기업들의 지속적인 투자가 지속될 수 있도록 크고 작은 히트작들을 많이 내어야 하겠다. 궁극적으로는 대극장에서 관객을 집중시키는 매력을 가진 뮤지컬계의 '쉬리' 같은 블록버스터 작품 역시 많이 나와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뮤지컬을 깊이 이해하는 우수한 창작자들이 많이 배출되고, 배우·스태프 교육 시스템이 확립되고, 뮤지컬 전용 극장이 설립되는 등 전반적인 인프라가 확충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그것이 현재의 뮤지컬 열풍을 한 시대만을 풍미한 공룡의 운명이 아닌 문화생활의 내실 있는 버팀목으로 만들어 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조용신(뮤지컬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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