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새 '억대 연봉 은행원' 7배 급증

중앙일보

입력

최근 4년 사이 억대 연봉의 은행원 수가 4000명을 넘어서 7배 이상 급증했다고 이데일리가 금융감독원 자료를 인용해 30일 보도했다.

금감원이 국회 재경위 한나라당 이한구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의하면 2005년 12월 현재 억대 연봉을 받는 은행원 수는 4078명이었다. 총 인원이 564명에 그쳤던 지난 2002년과 비교하면 7.2배 가량 크게 늘었다.

국내 은행 임원들의 연평균 급여는 2억8800만원으로 조사됐다. 산업은행이 임원 4억 2500만원, 직원 7600만 원으로 가장 많았다. 외환은행과 SC제일은행이 각각 4억1900만원과 3억9500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은행 정규직 평균 임금은 6400만 원이었다. 산은에 이어 외환은행(7110만원)과 수출입은행(7100만원) 조흥은행(6880만원) 등의 연봉이 높았다. 계약직과 정규직 임금 수준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계약직 직원들은 평균 2200만 원을 받아 정규직 평균의 1/3 수준에 그쳤다.

이 의원은 "국내 은행들이 외환위기 이후 상대적으로 위험이 높은 기업대출을 외면하고 부동산담보대출과 수수료 인상 등 땅짚고 헤엄치기식 영업에만 전념했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99년부터 2005년말까지 국내 은행들의 기업대출 증가율은 65.1%인 반면 가계자금대출 증가율은 297.5%에 달했다. 부동산담보대출과 수수료수입 증가율도 각각 201.7%와 165.3%에 이르렀다.

이 의원은 "은행들이 지난 4년간 부동산담보대출과 각종 수수료인상 등으로 챙긴 이익으로 직원들 급여를 높여줬다"며 "특히 산업은행은 임원 평균급여(4억2500만원)와 일반직원 평균급여(7600만원), 억대연봉자 비율(13.3%) 등의 모든 부분에서 전체 19개 은행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고 지적했다.

디지털뉴스 [digit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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