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빈민·농촌 탁아소|"시설기준 완화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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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민자당과 평민당이 각각 탁아 관계법안을 마련하고 이를 9월 정기국회에서 입법화하려는 움직임 속에 여성계를 비롯한 관계자들이 육아와 탁아제도에 대해 본격적으로 토론하는 모임이 잇따라 열렸다.
여성학자·사회학자·행정학자·변호사 등 다양한 분야의 학자와 전문가 16명이 결성한 「탁아제도와 미래의 어린이 양육을 걱정하는 모임」은 지난 22일 연세대 장기원 기념관에서「육아현실과 탁아제도의 미래」라는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육아와 탁아제도에 대해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하고 이를 다각도로 토론했다.
인간 교육실현 학부모 연대도 24일 오후2시 대학 문화원 강당에서「탁아관계법에 관한 쟁점과 대책」이란 주제로 제4차 학부모 논단을 개최했다.
「걱정하는 모임」이 개최한 탁아입법 대토론회에서는「육아의 원리와 이념」「탁아정책의 대안모색」「미래의 탁아환경」등에 대해 장필화(이대·여성학) 조옥라(서강대·사회 학) 조형(이대·사회학) 양옥승(덕성여대·유학교육학) 교수 등 11명이 발표하고 박영숙 의원, 김경태 지역사회 탁아소 연합회 회장 등이 토론에 참가했다.
이날 토론에서 도시빈민 지역과 농촌지역의 육아에 대해 발표한 조옥라 교수는『도시빈민이나 농촌지역에서 탁아는 여성의 경제활동에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사항』이라고 전제하고『이련 지역에서는 엄격한 시설기준을 두기보다는 기존의 주택을 일부 개량해 사용하거나 근처의 공지, 농촌 마을의 놀이터 등을 이용해 한시바삐 많은 탁아소를 설립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양옥승 교수는「탁아프로그램의 세부적인 운영지침」에서 3세미만의 영아를 위해서는 유아 l인당 3.75평방m(1.14평), 3세 이상의 유아에게는 3.20평방m(0.97평)의 활동 면적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또 유아끼리의 상호 작용성을 높이기 위해 연령을 섞어 다른 연령의 유아들과 지내도록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또 다양한 형태의 학부모조직이 활성화해 부모들이 적극적으로 탁아소의 프로그램을 결정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학부모 연대가 마련한 간담회에서는 유아교육자·민간탁아관계자·여성계 등이 탁아의 기능, 정부의 지원대상 등에 대해 각기 조금씩은 다른 의견을 제시했으나 현재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는 각 정당의 법안이 이번 정기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아야 된다는 데는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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