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트로 건재 과시 국영TV 출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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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설까지 나돌던 피델 카스트로(사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28일 국영 TV를 통해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카스트로 의장은 이날 방영된 영상에서 "(치료가) 계획된 대로 되고 있으며 앞으로 어떤 일이 생겨도 전혀 두렵지 않다"고 말했다. 다소 수척해진 모습의 그는 천천히 방 안을 걷기도 했으며, 28일자 쿠바 공산당 기관지를 큰 소리로 읽으며 건재를 과시하려 했다.

올해 80세인 카스트로 의장은 7월 장 출혈 수술을 받으며 동생 라울 카스트로 국방장관에게 임시로 권력을 이양했다. 이후 9월 수도 아바나에서 비동맹운동 정상회의에 참가한 대표와 만나는 사진이 공개된 이래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최근 그의 사망설이 나오기도 했다.

카스트로 의장은 자신의 사망설의 진원지로 미국 등 서방세력을 지목했다. 그러면서 "이제 그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한번 두고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건강이 회복될 경우 권좌에 복귀하겠다는 뜻도 암시했다. 그는 "(지금도) 대부분의 중요한 결정에는 참여하고 있다"면서 "나의 동지들을 돕기 위해 모든 일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스트로 의장의 영상은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카스트로 의장이 보행이 가능하며 밤에는 아바나 외곽으로 여행도 다닌다"고 말한 뒤 하루 만에 나온 것이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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