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진주가 9번 홀에서 드라이브샷을 한 뒤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공 방향을 쳐다보고 있다. [경주=연합뉴스]
미국 LPGA 무대 직행 티켓을 받기 때문에 이 대회의 우승자는 신데렐라로 불린다. 그 흔한 주니어 대회 우승컵 하나 없었고, 지난 8월까지만 해도 KLPGA에서 '톱10' 입상도 못 해본 무명에겐 특히 어울리는 말이다. 1m74㎝의 큰 키에 탤런트 같은 외모로 지난해 여자프로골프 베스트 드레서상을 받은 홍진주는 우승하기 전까지는 러프 속에 묻혀 있던 진주다.
요즘 신데렐라는 왕자가 가져 온 유리 구두를 덥썩 신지 않는다. 내 인생은 나의 것이라고 여긴다. 홍진주도 그렇다. "미국(LPGA)에 갈 생각을 전혀 해 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31일 일본 투어 Q스쿨에 나가 내년부터 일본 투어에서 활동할 계획이었는데 미국행 티켓을 받을지 망설이고 있는 것이다. 홍진주는 "주니어 시절 친구들이 부모님과 함께 경기장에 나오는 것이 부러웠다. 엄마가 있는 곳으로 가고 싶다"고 훌쩍였다. 홍진주는 부유한 편이지만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어머니와 떨어져 살았다. 일본에서 요식업을 하고 있는 어머니 윤영희(49)씨는 "내 생각하지 말고 큰 무대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일단 홍진주는 30일 일본으로 건너가 Q스쿨을 치를 예정이지만 어머니의 충고를 들을 가능성이 크다.
그린 재킷 대신 신라 선덕여왕 옷과 왕관을 쓴 홍진주가 전통문양의 도예품을 우승 트로피로 받고 웃고 있다. [경주=연합뉴스]
홍진주의 우승으로 지난 다섯 차례 열린 이 대회 우승컵은 모두 한국선수가 차지했다. 올해 LPGA 투어에서 한국선수들은 11승을 합작했다.
경주=성호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