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교」의 대역사(북경으로 달린다:2)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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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허허벌판이 신도시 탈바꿈/선수촌 등 주요시설 총 집결/33개 경기장 보수ㆍ신축으로 단장 마무리/제11회 아시안게임 D­29
북경아시안게임을 계기로 인구 1천3백만명의 7백년 고도 북경시가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
오랜 역사에 비해 현대적 시설의 미비로 침체를 면치 못했던 11억 중국인의 중심 북경이 80년들어 중국당국의 사회주의 현대화 정책과 이번에 개최하는 아시안게임을 통해서 21세기를 지향하는 세계적 감각의 신도시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중국 현대화의 1번지로 떠오른 곳이 북경 북쪽교외의 베이자오(북교)벌.
북교지역은 84년 서울OCA(아시아올림픽평의회) 총회에서 북경아시안게임이 유치되기 직전까지만 해도 갈대와 들풀이 무성한 허허벌판이었다. 거리상으로는 중심부 천안문에서 10㎞ 북쪽에 위치한 그리 변두리는 아니었지만 북경 대부분의 주택가가 시내 중심가에 밀집한 관계로 버스노선은 물론 택시도 운행을 꺼리는 지역이었다.
한마디로 「방치된 땅」이었던 북교벌이 이번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북경의 신도시로 완전 탈바꿈했다.
서울의 잠실벌이나 올림픽공원에 쉽게 비견되곤 하는 북교는 이번 아시안게임의 각종 주요시설이 총 집결,대회메카로 각광받게 된다.
총 4백여만 평방m의 광활한 평원에 아시안게임선수촌(아운촌)을 비롯,각종 편익시설이 유기적으로 들어서 있으며 기자촌ㆍ프레스센터 등 보도관계 시설은 물론이고 북교 스포츠단지가 대단위로 조성돼 있는 등 중국당국이 가장 심혈을 기울인 역작이 바로 북교지역이다.
자기들 표현대로 도시안의 도시(성중지성)가 탄생한 것이다.
선수촌에서는 6천5백명의 각국 선수ㆍ임원이 대회중 숙박하게 될 16동의 아파트(13∼25층) 군을 비롯,의료ㆍ오락ㆍ식당ㆍ종교ㆍ쇼핑시설은 물론이고 트레이닝룸과 각국 NOC위원룸들이 들어서 있으며 잠실 올림픽공원 호수모양의 인공호를 조성,선수들의 휴식공간도 마련돼 있다.
선수촌에서 특히 인기를 끌것으로 예상되는 곳이 소위 오락궁전으로 불리는 강락궁.
건축면적 2만평방m의 대규모 복합건물내에 헬스장ㆍ볼링장ㆍ테니스장 등 체육시설은 물론이고 파도풀과 일광욕을 즐길 수 있는 인공해변이 조성돼 선수ㆍ임원들이 앞다투어 찾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선수촌 옆에는 지난5월 완공된 기자숙소(오주대주점)와 프레스센터 및 대회조직위가 자리잡고 있는 등 북교벌은 이번 북경아시안게임의 포스트로 화려한 스폿라이트를 받게 된다.
한편 아운촌 맞은편엔 북교육상장을 비롯,북교체육관(핸드볼)과 수영장이 나란히 자리하고 있으며 호수를 끼고 있는 폴리그라프인공잔디의 파란 하키장과 기막힌 하모니를 연출하고 있다.
특히 3만명 수용의 육상장(89년말 완공)은 아시아최강 중국육상이 연일 금메달을 토해낼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대회의 꽃 마라톤의 출발,골인지점으로 확정돼 관심을 끌게 된다.
중국당국은 북교지역을 시내 중심가와 연결시키기 위해 안딩류(안정로)와 베이스환루(북서환로)를 6차선으로 확장해 놓았으며 대회후에는 선수촌은 외국인 전용호텔 및 일반분양,경기장은 사회체육시설로 활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북교지역 외에도 북경시내 곳곳에는 수십개의 고층건물이 우후죽순처럼 등장,공산당 정부수립후 최초로 맞는 종합스포츠 행사에 중국당국이 쏟는 정열을 가위 짐작할 수 있게 한다.
그중에서도 중국국영 중앙TV가 들어선 징광(경광)센터는 탑높이까지 포함해 4백5m의 위용을 자랑하고 있는 메머드 건물(51층)로 30층에는 한국 아타셰가 입주해 있다.
경기장 시설도 16개를 신축하고 11개를 개ㆍ보수 하는 등 33개 경기장과 46개 보조경기장의 단장을 완전 마무리하는 등 아시안게임을 20여일 앞두고 대회조직위는 대부분의 대회준비를 끝내고 마무리작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번대회 개ㆍ폐막식과 축구결승전이 벌어질 메인스타디움인 공인체육장(59년 건립)은 좌석을 8만석으로 늘리고 음향시설을 교체하는 등 30년의 묵은 때를 벗기고 단장을 끝냈으며 중국이 세계 최강으로 군림하고 있는 탁구의 전 경기가 치러질 공인체육관도 시설보수를 마치고 대회개막을 기다리고 있다.
27개 종목중 24개 경기가 북경 시내에서 모두 소화되는데 비해 조정ㆍ커누ㆍ요트 등 수상 3종목은 북경 북방의 호수와 해변에서 치러진다.
조정ㆍ커누는 북경 동북부 1백㎞ 거리의 그림같은 하이쯔(해자) 저수지에서,요트는 3백㎞ 떨어진 친황다오(진황도)해변에서 각각 펼쳐진다.
특히 진황도는 중국의 첫 해상스포츠시설로 조차가 적고 파도가 거의 없는 청정해역으로서 조직위는 선수단 숙소시설 및 부대시설도 이미 완비해 놨다.
한편 IBM에서 제공한 2대의 메인컴퓨터와 중국제 장성패단말기 5백여대가 주경기장과 BAGOC,MPC,선수촌 등에 가설돼 경기결과와 각국 메달순위 및 선수정보 등을 신속히 공급하게 되며 8천회선의 노후화된 국제전화선(IDD)도 새로 교체,통신시설도 보완해 놓고 있으나 얼마나 유용하게 활용될지는 미지수.<신동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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