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서 아테네行 첫 훈련… 골골거리는 야구 드림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1면

아테네 올림픽 티켓에 도전하는 야구 대표팀 '김재박호(號)'에 부상 빨간불이 켜졌다.

28일 대구구장에서 상견례를 갖고 합숙훈련에 돌입한 대표팀은 심정수(현대)가 어깨 부상을 이유로 이진영(SK)으로 교체된 것을 비롯, 주요 선수들이 부상을 호소하고 있어 최상의 전력을 꾸려나가기 힘든 상태다.

한국시리즈를 치르는 동안 오른쪽 어깨 뒷부분의 통증을 호소했던 심정수는 김재박 감독, 김용일 트레이너와 몸상태를 점검한 뒤 결국 대표팀에서 제외됐다. 올시즌 홈런 2위(53개)인 심정수의 이탈로 중심 타선의 위력은 눈에 띄게 약해졌다.

이날 훈련에 참가한 선수들 가운데도 김한수(삼성).이승호(SK).정민태(현대).김동주(두산) 등이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고 있어 정상적인 컨디션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주전 3루수 후보 김한수와 왼손 구원투수로 뛸 이승호는 상태가 심각해 교체를 진지하게 검토할 정도다.

김한수는 오른쪽 다리 근육통에 시달리고 있고, 이승호는 한국시리즈 7차전까지 무리해서 마운드에 올라 어깨에 피로가 쌓였다. 김한수는 "(대회 참가가) 아무래도 어려울 것 같다"며 훈련에서 빠졌고, 이승호 역시 "조범현 감독님께 (교체해 달라고) 말씀드렸다"며 가벼운 러닝만 했다.

이날 훈련에 빠진 한국시리즈 MVP 정민태는 "오른쪽 허벅지가 아프지만 며칠 쉬면 좋아질 것이다. 뭘 하더라도 대표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며 의지를 보였고, 오른쪽 발목에 압박붕대를 감은 김동주는 "다 빠질 수는 없지 않으냐"며 정상적인 훈련을 소화했다.

김재박 감독은 "한국시리즈를 뛴 선수들은 경기 감각이 살아있는 반면 나머지 선수들은 감각이 무뎌져 있다. 대회는 단기전 승부인 만큼 실전이 가장 중요한 훈련"이라며 29일부터 자체 청백전으로 실전 감각을 살리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김감독은 "대만이 부담스러운 상대지만 결국 한국과 일본이 올림픽 티켓을 차지할 것으로 본다. 일본은 최정예 멤버를 출전시켰다고 하지만 충분히 해볼 만한 상대다. 2~3일 상태를 지켜본 뒤 컨디션이 좋은 선수들 위주로 실전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대구=이태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