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즈맨'시라크 … 또 방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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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중국 방문에 나선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이 25일 베이징(北京) 공항에 도착했다. [베이징 로이터=연합뉴스]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이 25일 중국을 국빈 방문했다. 28일까지 나흘 일정인 이번 방중은 재임 중 벌써 네 번째다.

시라크의 방중에 앞서 프랑스 대통령궁인 엘리제궁은 "국제 무대에서 프랑스의 영향력을 잃지 않기 위해 중국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할 필요성이 있다"고 방문 취지를 설명했다.

시라크 대통령은 베이징에서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우방궈(吳邦國)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등 중국 최고 지도자 세 명과 차례로 회담한다. 항공.원자력.철도건설 분야의 협력을 중점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방중은 경제적 실리를 챙기기 위한 '비즈니스 방문' 성격이 짙다. 프랑스 정부는 대통령의 이번 방문이 원자력 발전소와 고속철 건설사업 수주를 위한 것이라는 점을 숨기지 않았다. 엘리제궁은 "시라크 대통령이 두 사업의 주문서를 받아내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프랑스의 세계 최대 원전기업 아레바는 80억 달러(약 7조7000억원)에 이르는 제3세대 원자로 수주를 위해, 알스톰사는 우한(武漢)~광저우(廣州) 간 고속철도 계약을 따내기 위해 중국에서 세계 기업들과 수주전을 벌이고 있다. '세일즈 외교'답게 두 기업의 총수를 포함해 프랑스 대기업 최고 경영자 30여 명이 수행했다.

시라크 대통령은 중국으로 떠나기에 앞서 한 신화통신과의 회견에서도 프랑스와 중국이 진정한 '전략적 공업 동반자' 관계를 수립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양국의 항공 분야 동반자 관계를 원전과 철도.운수 분야로 확대하고 싶다는 뜻도 밝혔다. 고속철도를 중국에 수출하고 싶다는 의미다. 시라크는 중국과의 수교 40주년을 맞았던 2004년에도 '고급 세일즈맨'으로 베이징 등을 찾아 에어버스 항공기 판매 계약을 성사시키는 등 40억 유로 상당의 계약을 따냈다.

파리=박경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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