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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자유화 확대 … 하늘 길 넓히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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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우리나라와 외국의 항공자유화 협정 현황을 보면 1998년 미국, 올 4월 베트남과 체결했다. 앞으로 중요한 국가로는 중국.일본.인도 등이 있다. 한.중.일 3국은 세계 인구의 25%(15억 명)에 해당하는 항공시장을 갖고 있다. 성장잠재력이 가장 높은 시장이다. 항공자유화가 되면 항공운송산업은 물론 레저.관광산업 등 다른 경제 부문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따라서 올 6월 한.중 항공회담에서 2010년부로 항공자유화에 합의한 것은 의미가 크다. 일본과도 최우선적으로 항공자유화를 추진해야 한다.

우리 국적 항공사들이 세계 항공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항공자유화는 국가가 중심이 돼 전략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우리가 고려해야 할 전략은 다음과 있다.

첫째, 항공자유화는 상호주의 원칙 아래 추진돼야 한다. 또 수요가 없는 국가와는 조건부 개방이 필요하고, 도시.국가별로 단계적으로 개방하는 전략으로 접근해야 한다. 인천공항을 일방적으로 개방할 경우 국적사의 연계 수송기능과 역할에 부정적 영향을 미쳐 허브화에 역행한다.

둘째, 성장잠재력이 높은 국가와 우선 추진해야 한다. 자국 수요가 미미해 주로 타국 수요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싱가포르.아랍에미리트.카타르.네덜란드 등에 대해선 서로가 윈-윈할 수 있도록 먼저 화물 부문 자유화를 일정기간 시행한 뒤 여객 자유화를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셋째, 국가별로 특성에 맞는 전략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자유화를 적극 추진해야 할 국가는 인구나 항공수요가 많아 한국의 허브화에 도움이 되는 곳이다. 중국.일본 등이다. 현재 수요는 미성숙 단계지만, 향후 발전 가능성과 시장 규모가 큰 나라로는 인도와 캐나다를 들 수 있다. 이들 국가와는 항공자유화를 추진하되 여의치 못하면 공급력을 대폭 증대하는 것도 한 방편이다.

김칠영 한국항공대 교수 한국항공운항학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