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라걸즈' 이상일 감독 "송강호 캐스팅 하고 싶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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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일 감독에 대한 궁금증은 오로지 한 가지다. 그가 재일 교포라는 것에 사람들의 모든 관심이 쏠려있다. 재일 교포 감독 이상일. 그가 이번에 <훌라걸즈>라는 영화로 부산을 찾았다.

"시대의 변화 속에서 사람들이 휩쓸려 가는 이야기에 관심이 있다. 요즘 젊은이들은 자신의 미래를 자기가 결정하는 반면, 40년 전의 그들은 환경적인 상황이 개인의 인생을 뒤바꿔 놓곤 했다." 그가 들고 온 영화 <훌라걸스>는 1965년 일본 탄광촌의 이야기다. 소도시의 답답한 삶으로부터 탈출하고자 하는 기미코(아오이 유우)가 훌라춤을 배우면서부터 동네 전체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한다.

그의 성장과정은 어땠을까. 기미코(야오이 유우)처럼 현실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쳤을까. 그에게 정체성에 대한 고민은 없었느냐 물었다. "물론 있었다. 영화 속의 기미코처럼 현실에서 빠져나가고 싶다는 의식을 가진 적이 있다. 재일 교포 커뮤니티 속에서 평생을 살아야 한다는 굴레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일본 감독으로서 한국 감독을 바라보는 시선도 궁금했다. "한국 감독이 부럽다. 일본은 감독들이 그리 많은 돈을 벌지는 못 한다.(웃음) 한국 감독이 얼마나 벌고 있는 지를 듣고 깜짝 놀란 적이 있다."

이상일 감독은 일본의 촬영 여건이 한국에 비해 쉽지 않은 것 같다는 말을 했다. 한국과 비교해 봤을 때 촬영 기간(한두달)이 짧아 일정을 소화해 내기가 힘들다고. 최근에 본 한국영화가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괴물>의 봉준호 감독을 좋아한다. 감히 일본에서는 만들어내지 못할 영화를 만들었다"고 대답했다. 그는 또한 "송강호를 캐스팅하고 싶다. 세계에 그런 배우는 오로지 송강호밖에 없는 것 같다."며 극찬했다.

부산=이지영 기자
사진=고용훈(에이젼시 테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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