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단골 손님' 대물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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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함께 보험 설계사로 일하던 모자간에 고객 대물림을 해 보험업계의 화제가 되고 있다. 어머니의 고객을 아들이 물려받은 것은 보험업계에선 드문 일이다.

교보생명은 지난 7월 70세로 은퇴한 설계사 정명숙씨가 고객 리스트 1000여 명을 아들 정제호(37)씨에게 물려줬다고 18일 밝혔다. 어머니 정씨는 교보생명에 24년간 몸담으며 보험대상을 세 차례나 받았다. 1999년에는 보험업계에선 처음으로 8개 금융 관련 협회가 선정한 '신지식금융인'에 뽑히기도 했다.

어머니 정씨는 "아들이 어느 날 갑자기 설계사가 되겠다고 했을 때 내심 기뻤다"며 "나를 믿고 소중한 자산을 맡긴 고객을 아무한테나 맡길 수 없었는데 이제는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아들 정씨는 " 대학 졸업 후 제조업체 생산 관리직으로 10년 정도 근무했을 때 여기서 내가 할 일은 다 했다는 생각이 들어 보험업계에 들어서게 됐다"며 "입사 후 1년 동안 어머니 고객을 한분 한분 찾아다니며 자산관리를 맡아도 좋다는 동의를 얻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고 말했다.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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