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집 완성 비 "이제 다 죽었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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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죽었어’

비(본명 정지훈)는 언제나 자신감이 넘치는 청년이다. 항상 열심히 노력해서 자신 있고, 또한 말 그대로 ‘잘 할 수 있어서’ 자신 있다. 비는 4집 작업을 ‘다 죽었어’라는 자신감 넘치는 독백으로 시작했다고 한다.

비는 기자를 보자마자 “쇼케이스는 어땠어요?” “어떤 노래가 좋아요?”라며 묻는다. 지난 2년을 준비한 노력의 결실에 대한 대중의 반응이 몹시 궁금했던 모양이었다. “좋더라”는 대답에 ‘씨익’하고 특유의 미소를 지어 보인다. 비는 그간 칭찬 한마디 하지 않던 고모로부터 ‘네가 그렇게 멋있는 줄 몰랐다’는 칭찬을 쇼케이스 직후 이미 들었던 차였다.

# “영화 촬영하며 나를 돌아왔죠”
데뷔 이후 단 하루도 쉬어 본적이 없다는 비는 그야말로 앞만 보고 쉼 없이 달리는 ‘성실한’ 폭주기관차다. 스스로 일을 찾아서 하고 시키지 않아도 연습하는 연습벌레를 두고 소속사는 기특해 하면서도 혀를 내두른다. 휴식은 다음 활동을 위한 에너지원이 되지만 비는 일하면서 충전하는 모양이다.

한번쯤 쉬면서 되돌아보고 싶지는 않았을까. ‘요즘 체력이 좀 달리는 것 아닌가 아버지가 걱정하시더라’는 기자의 말에 비는 “영화 찍으면서 많이 쉬었고, 충전도 했다”며 또 웃는다.

“영화는 드라마와 달라서 틈틈이 시간이 많았어요. 영화 찍으면서 사람(인간미)도 느껴보고 한가로움도 느껴봤어요.”

자신을 돌아보면서 내린 결론은 ‘지금처럼 열심히 하자’. 역시 비다운 생각이다. 그러나 그간 앨범 준비하며 소홀했던 사람들에게 전화를 해 안부를 묻는 등 사람을 많이 느껴봤다고.

비는 앞으로도 노래와 연기를 병행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비는 “연기를 하고 있으면 노래하고 싶고, 노래하고 있으면 연기가 하고 싶다”며 “둘 다 재미있다. 둘 다 할 수 있어서 좋다”며 끝없는 일욕심을 드러냈다.

# “우리 모두 천사가 됩시다.”
4집은 재킷사진이 독특하다. 군복 바지에 상의를 벗고 커다란 날개를 펼친 비가 근육질 몸매를 드러내며 사막에 우뚝 선 모습이 담겨 있다. 평소 ‘소외된 지역에 단비를 내리고 싶다’던 비가 영화 ‘X맨-최후의 전쟁’에 나오는 비중 있는 엑스트라 ‘날개 단 인간’이 됐으니 그 속에 담겨 있을 메시지가 궁금했다.

“우리 모두 천사가 돼보자는 의미에요. 각자 가진 달란트대로 노력하면 모두 천사가 될 수 있어요.”

비가 말한 ‘천사’의 달란트는 각자 자신이 가진 재능으로 열심히 일해서 주위의 사람들에게 힘을 주고, 웃음을 주고 감동을 주는 것. 비는 물질적인 도움보다는 개그맨이 유쾌한 웃음으로 감동을 주듯 자신도 멋진 무대로 사람들을 따뜻하게 해주겠다는 의지다. 비는 지난해 아시아 투어 ‘Rainy Day’를 벌이며 어려운 이웃의 실상을 알게 됐고, 여유 있는 사람들이 조금만 도와주면 모두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4집의 가장 큰 특징은 메시지가 있다는 거예요. 모두 천사가 돼보자는 일종의 전도사 역할을 해보고 싶었어요.”

# ‘스쿠르지’ 비, 어려운 이들에게는 ‘산타클로스’
비는 그간 백혈병 어린이들을 남몰래 치료비를 지원해왔다. 또한 캄보디아에 관정사업을 지원해 자신의 이름으로 우물 50개를 건설해 현지 아동의 식수문제와 수인성 질병을 퇴치하는데 앞장섰다. 올 연말부터 벌이는 월드투어 ‘Rain's Coming’ 주제도 ‘도네이션’으로 정하고 투어가 열리는 각지의 소외된 이웃에 ‘단비’를 뿌릴 예정이다.

도네이션을 권장하기 위해 4집에는 'Friends'라는 노래도 수록했다. 척수염을 앓고 있는 타이거JK가 랩 가사를 만들어 피처링했다.

비는 또한 자신과 같은 힘든 무명 시절을 보내고 있는 연습생 후배들에게도 ‘천사’같은 존재다. 평소 술 마시고 옷 사입는 돈이 제일 아깝다고 말해 온 비는 연습생들의 아픔은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이들에게 ‘과감하게’ 밥을 사는 것은 물로 남몰래 도움을 주는 등 말 그대로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주고 있다.

"그들을 보면 예전의 나와 같으니까 그냥 지나칠 수 없어요. 잘 될 것 같은 친구들을 보면 헝그리 정신이 있어요. 절실히 하는 모습 말이에요."

“신인시절 잠실 주경기장 무대에 서보는 것이 소원이었다”는 비는 신인 후배들에게 큰 무대에 서는 경험을 주기 위해 자신의 월드투어 프리미어에서 신인들에게 오프닝무대란 이름으로 기회를 줬다. 댄스그룹 ‘팬클럽’으로 가수로 데뷔했던 비는 당시 자신감은 넘쳤으나 무대 설 기회가 없었던 것에 한스러워 후배를 위해 오프닝 무대를 마련했던 것.

# 마음은 벌써 월드투어와 5집
“월드스타라는 말에 죄책감을 느낀다”고 했던 비는 명실상부한 월드스타가 되기 위해서는 외국어 공부를 더해야하고 늘 깨어 있어서 새로운 것을 추구하겠다고 다짐했다. 아울러 아시아 각지에서 ‘한류’에 대한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며 더욱 분발하겠다고 말했다.

늘 다음 단계를 생각하는 비는 4집을 발표하면서 이미 5집에 대한 구상을 끝냈다. 비는 5집을 내년 하반기 단순한 라이선스 음반이 아닌 미국을 포함한 월드 와이드로 발표할 생각이며, 이에 따라 쇼케이스도 해외에서 벌일 계획이다. 서른 즈음에는 사업도 해보고 싶다는 뜻도 내비쳤다.

비는 4집과 함께 연말 개봉할 자신의 첫 영화 ‘싸이보그지만 괜찮아’와 월드투어에 대한 기대와 격려를 당부했다.

“음반도 그렇고, 영화도 그렇고 많이 준비했어요. 눈을 즐겁게 해드리고 마음을 즐겁게 해드리겠습니다. 많이 응원해주시고 사랑해주세요.”

4집 타이틀곡 ‘I'm Coming’에는 ‘또 비가 내린다/멈추지 않는다’라는 가사가 있다. 그치지 않는 비, 그래서 대중은 그에게 환호한다.

[스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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