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교수들, 수업평가서 '낙제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서울대학교 자체 조사결과 학생들은 시간강사의 강의에 가장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노컷뉴스가 18일 보도했다. 전임교수들의 강의는 낙제점을 받았다.

서울대 기초교육원은 최근 '2006학년도 1학기 학생강의평가'를 실시했다.

지난 1학기 서울대에서 학문의 기초, 핵심교양 등에 속하는 1173개의 강의를 수강한 41237명의 학생들(복수 과목 수강 학생 포함)을 대상으로 했다.

기초교양과정에 대한 학생들의 수강태도와 강의만족도를 알아보기 위해서다.

학생들은 전임교수, 기금교수, 초빙교수.명예교수, 전임강사, 시간강사 가운데 "시간강사의 강의가 가장 만족스럽다"고 평가했다.

'지식과 경험' 등 15개 항목에서 골고루 높은 만족도를 나타냈다.

2위는 '교수 능력' 항목 등에서 가장 높은 만족도를 얻은 전임 강사였다.

그 뒤를 이어 명예교수.초빙교수가 3위를 이었고 전임 교수인 기금교수가 그 다음이었다.

학과 전임 교수는 꼴찌를 기록했다.

특히 학과 전임 교수들은 15개의 강의만족도 문항 조사에서 가장 높은 만족도를 얻은 문항이 하나도 없었다.

'학생들은 다른 학생에게 과목을 추천하겠냐는 질문 문항에서도 학과 전임 교수들의 강의에 최하위의 점수를 주기도 했다.

김모씨(20)는 이 같은 결과에 대해 "교수들은 나이가 많아서 그런지 말하는 것도 재미가 없고 흡인력이 떨어진다"며 "강사들에게서는 실력이 있어야 살아남는다는 절박감을 읽을 수 있지만 교수들은 기본적인 강의 준비도 하지 않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노 모씨는 "교수 집단은 견고한 벽을 이루고 있어서 그 집단에 들어가기만 하면 안정된 미래가 보장되기 때문에 추가적인 노력을 하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기초교육원 관계자는 "학과 전임 교수들이 강의능력이 부족하다기보다는 전공에 대해 부담이 많고 대부분 의무감으로 교양 과목을 강의를 해 이 같은 결과가 나온 것으로 본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도 "기초교양 과목은 학문의 기본 자질을 형성하는 것으로 매우 중요한 강의"라며 "앞으로 기초교양 과목 수업 워크샵 등에 전임 교수의 참석률을 높여 전임교수 강의를 조금 더 내실화를 할 계획"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서울대 기초교육원은 매 학기가 끝날 때마다 '학생강의평가'를 실시해오고 있지만 전임 교수들이 최악의 점수를 받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명예의 전당이라 할 수 있는 서울대의 전임 교수들이 이 같은 불명예를 씻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다.

디지털뉴스 [digital@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