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적인 일 찾아 BP 떠나 SK로 왔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3면

베트남 출신으로 SK㈜에서 일하는 누엔 반 쿠앙(31.사진)씨는 영국 석유 메이저 BP에서 일하다 한국행을 택했다. BP는 지난해 매출 260조원, 순익 21조원의 초거대 기업이다. 이 회사의 지난해 순익은 국내 최대 정유사인 SK㈜의 매출(21조 9205억원)과 비슷할 정도다.

그는 베트남 하노이 광산지질대학을 졸업하고 대학원에서 석유지질학을 전공한 석유개발 전문가다. 2001년 미 석유회사인 유노칼에 입사해 탐사개발 업무를 맡았다. 지하에 탄성파를 쏴 되돌아 오는 신호를 분석해서 땅 밑에 석유나 가스가 매장돼 있는지 판단하는 일이었다. 기술자의 판단으로 막대한 투자의 향배가 갈리는 중요한 작업. 그는 베트남 남부 지역에서 천연가스 광구를 두 곳이나 발견한 경력 등을 인정받아 지난해 BP 베트남 법인에 스카우트됐다. 그로부터 1년도 안 돼 BP를 떠난 건 좀더 도전적인 일을 하고 싶어서다.

"10년째 개발이 진행 중인 석유 광구를 관리하자니 좀 답답했어요. 때마침 베트남 국영석유회사에 다니는 친구한테서 SK㈜를 소개받았어요. 개발 사업을 빠르게 확장하는 만큼 본사에 근무하면 많은 기회가 있을 것 같았어요." 그는 카자흐스탄.인도네시아 지역의 신규 개발 일을 맡고 있다.

한국 직장 생활은 다섯달째지만 이곳 문화에 적응하긴 어렵지 않았다. 회식 때 단숨에 술잔을 비우는'원샷'문화나 위계 질서를 중시하는 풍토는 베트남과 그리 다르지 않다는 것. 다만 "한국 직장인들은 하루 10시간 넘게 일하는 일벌레"라며 혀를 내둘렀다. 하루 두 시간씩 한국어 공부에 매달라는 그는 "한국 회사에서 많은 경험을 쌓아 탐사.개발 전문가가 되겠다"고 말했다.

임미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