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성 반영한 용어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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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① 타깃 콜링(target calling)=3명이 적군 3명을 각기 상대하는 것보다 3명이 적군 1명을 동시에 공격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지휘관이 타깃을 선정하면 적이 회피하거나 방어할 여유를 주지 않고 모든 전투원이 그 타깃에만 화력을 집중하는 전술. 일점사(一點射)라고도 한다.

② 파티(Party)=모든 전투는 '파티'라 불리는 분대 규모의 팀워크로 이뤄진다. 한 파티 안에는 현대전의 돌격조.엄호조.저격수.위생병과 같은 역할 분담이 존재한다. 검투사.도끼전사.해머전사 등이 돌격하면 방해술사와 견제 마법사들이 엄호하고 원거리 공격 마법사들이 일발필살을 노리며, 치유술사와 보호술사들이 파티원의 생존을 책임진다.

③ 견제(Diversion)=일인칭 슈팅 게임에서는 엄호라고 한다. 적을 공격하는 것보다 적의 공격을 견제해 무효화하는 것이 전투의 기회비용 면에서 훨씬 유리하다. 고수의 전투를 보면 회피 시간이 길고 견제가 많으며, 공격은 1초 정도로 아주 짧게 나타났다가 사라진다. 하수는 전투 내내 이리 뛰고 저리 뛰며 에너지가 바닥날 때까지 스킬을 난사하다가 정신을 차려 보면 어느새 죽어 있다.

가상공간의 전쟁은 현대전의 체계를 신화 공간 속으로 응용하고 있다. 1차대전 이후 발달한 전투기의 편대 단위 공중전, 팀워크가 강조되는 보병의 분대 단위 야전이 시스템상의 주요한 모델이다.

동시에 가상공간의 전쟁은 미래의 현실 전쟁을 선취해 보여준다. 게임의 사용자들은 국적과 연령, 성별을 넘어 전 세계가 보이스 채팅 프로그램으로 실시간 음성 교신하면서 모니터로 나타난 적군과 전투한다. 이는 전쟁의 지휘통제와 교전에 디지털 미디어가 보편화될 현실의 전쟁을 예고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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