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교육청에서 최근 실시한 논술능력 평가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경기 분진중 김미현양이 아버지 김세권씨,어머니 정현주씨와 함께 웃으며 얘기를 나누고 있다. 김양은 겨울 방학 중 일본인 펜팔 친구를 만나러 요코하마로 가겠다고 부모님을 설득 중인 ''씩씩한'' 소녀다. 조용철 기자
심사를 거쳐 최근 중학교 65편, 고교 66편 등 131편이 입상작으로 선정됐다. 최우수상은 중학교 부문에선 김포 분진중 3학년 김미현 양, 고교 부문에서 수성고 2학년 원종진 군이 받았다. 특히 원 군의 글은 만장일치로 선정됐다고 한다.
학생 또는 부모로부터 논술을 잘 하게 된 비법을 들었다.
"다른 친구들도 잘 쓴 듯한데…."
중학 논술 부문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분진중 김미현(15)양. 그는 시험이 끝나면 서울 교보문고로 달려가 책 서너 권을 읽고 올 정도로 독서를 즐기는 소녀라고 한다. 스스로 "학교 도서관 등에서 빌려서 한 달에 두세 권은 읽는 것 같다"고 말했다. 맞벌이인 부모 김세권(48).정현주(49)씨는 "미현이는 어렸을 때 인형 대신 책을 골랐던 아이"라며 "하루 아파서 학교에 안 간 날 방안에 책이 잔뜩 쌓여 있어 물었더니 그날 다 읽은 책이라고 하더라"고 전했다.
미현이가 다니는 분진중은 김포군 월곶면 군하리에 있다. 한 학년에 달랑 두 학급이 있는 소규모 학교다. 근처에 학원이 많은 것도 아니다. 미현이는 제대로 된 논술 사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 그런데도 최우수상을 받았다. 미현이나 부모 모두 "책을 많이 읽은 덕분 아니겠느냐"라며 "학교가 작아서 선생님들이 아이 한 명 한 명에게 많은 신경을 써줬다"고 말했다.
글쓰기 교육도 마찬가지였다고 한다. "초등학생 때부터 그림을 잘 못그려서 일기를 쓰라고 하면 늘 글만 선택해서 썼어요. 요즘 수행평가 차원에서 하는 '생각공책'에도 글만 써요. 그래선지 다른 친구들보다 공책이 덜 들어요." 빙긋 웃는 그는 "선생님들이 고쳐주시고요. 저도 수시로 생각공책을 다시 보며 생각해요. '이런 점이나 정보, 또는 시각을 보충했으면'이라고 여겨질 때면 다른 노트에 또 써요"라고 했다.
미현이는 논술을 위해 신문이나 뉴스를 꼭 챙긴다고 한다. 김세권씨는 "미현이가 읽기 좋은 사설이 나오면 건네주곤 한다"고 말했다.
고정애 기자<ockham@joongang.co.kr>
사진=조용철 기자 <youngch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