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 수정체 불량품 많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국내에서 사용되고 있는 인공 수정체 중 상당수의 제품이 인체에 부적절한 것으로 판정 돼 대책이 시급히 요청되고 있다.
최근 중앙대 의대 안과 학교실팀과 한국 과학 기술 연구원(KIST)화학 분석실 팀이 현재 유통되고 있는 11개사의 인공 수정체를 수집, 조사한 결과 4개사의 제품이 기준에 미달되고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백내장 수술 후 시력 교정용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는 인공 수정체는 그 자체가 이물질인 관계로 그 동안 합병증이 종종 보고 돼 왔었다.
합병증은 인공 수정체의·재질·제작 과정상의 문제 등으로 일어나는데, 이중 잔류 에틸렌옥사이드(EO가스)와 메틸메타크릴리트(MMA)모노머가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러져 있다.
인공 수정체 표면에 붙어 있는 이들 EO가스나 MMA는 안구에 삽입된 후 축농성 홍채염·섬유양막증·초자체염 등 독성염증을 일으킨다.
현재 국내에는 미국·프랑스·일본·스웨덴제 등 15종 이상의 인공 수정체가 난립, 유통되고 있는데 FDA(미식품의약국)등의 기준에 따르면 EO 가스는 잔류치 25PPM 이하, MMA는 잔류 농도 2% 이하여야 된다.
그러나 조사 결과 2개사의 제품이 EO가스 기준치인 25PPM을 훨씬 넘는 30, 32PPM 이었고, 다른 2개사의 제품은 MMA 모노머의 잔류 농도가 4.0%, 2.4%로 유해 농도 한계(2%)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EO가스는 인공 수정체의 소독에 사용되는 것으로 인공 수정체의 재질인 PMMA에 잘 흡수되는 성질을 갖고 있어, 잔류량이 많을 경우 세포 독성과 용혈 작용을 나타낸다.
또 MMA는 중합체로는 유해하지 않으나 단체의 경우 농도가 2% 이상되면 유해할 것이라는 동물 실험 결과가 나와 있다.
조사에 참여한 중앙대 의대 신경환 교수는『EO가스나 MMA 허용치는 동물 실험에서 얻어낸 것으로 사람에게는 낮을수록 안전한 것인데, 이번 분석에 사용한 인공 수정체가 몇 개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많은 회사의 제품에 문제가 발생한 것은 실제 시판되고 있는 인공 수정체의 경우 더 많은 문제가 있음을 암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김창엽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