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벨보다 삶이 무거워…前역도선수 車훔쳐 판매

중앙일보

입력

부상으로 은퇴한 전직 역도선수가 생활고 때문에 차량을 훔쳐 팔려다 경찰에 붙잡혔다고 경향신문이 17일 보도했다.

신문은 16일 서울 서초경찰서는 지난 15일 오후 7시 30분쯤 차량을 훔쳐 몰고 가다가 경기 성남의 한 검문소에서 긴급 체포된 전직 역도선수인 박모씨(20.전 ㅇ시청 소속)를 절도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지난 10일 오후 7시쯤 경기 광주의 한 식당에서 종업원을 가장, 대리주차를 해주겠다며 회사원 김모씨(40)가 타고 온 승용차 열쇠를 받아 차량을 훔친 혐의다.

박씨는 훔친 차량을 인터넷 대포차 사이트를 통해 매물로 내놓고 구매자와 거래를 약속한 장소로 이동하던 중 불심검문에 덜미가 잡혔다.

경찰은 "박씨는 시가 1500만원 상당의 훔친 차량을 인터넷 대포차 사이트에 '도난차량'이라고 밝히면서 훨씬 싼 값인 300만원에 팔겠다고 내놓았다"며 "'은행 대출 이자를 갚기 위해 차량을 훔쳤다'고 진술한 것으로 봐 생활 형편이 꽤 절박한 것 같았다"고 말했다.

박씨는 지난 3월 제44회 전국주니어역도선수권대회에서 3관왕에 오르기도 한 유망주였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3년전부터 역도를 해왔으나 팔꿈치 부상 뒤 운동을 힘들어했다. 넉넉지 못한 가정 생활형편으로 괴로워하던 박씨는 한달 전 선수 생활을 포기했다.

박씨는 o시청에 소속된 계약직 공무원이었으나 부상과 생활고로 연습을 자주 거르는 등 방황하다 스스로 사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디지털뉴스 [digit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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