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룽장성, 성매매 여성에 성교육…중국 성매매 양성화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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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성매매 여성에게 중국 지방정부가 직접 성교육을 실시해 성매매 양성화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16일 중국 관영 영자신문인 차이나 데일리에 따르면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얼빈(哈爾濱)시 보건위생당국은 최근 성매매 여성 등 50여 명을 상대로 에이즈 예방 교육을 실시했다. 2시간가량 진행된 이번 성교육에서 에이즈의 위험성을 알려주고 콘돔 사용을 통한 성병 예방 방법을 가르쳤다.

특히 참석자들이 성매매란 직업에 대해 각자의 생각을 밝히는 토론 기회를 처음으로 허용했다.

교육이 끝난 뒤 보건당국은 참석자들에게 무료로 콘돔을 나눠주고 긴급 전화번호까지 알려줬다.

보건당국은 성매매 여성의 존재를 솔직히 인정하고 에이즈 등 성병 예방을 위해 성교육을 적극 실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경찰이 단속하는 성매매 여성들에게 성교육을 하는 것은 이들을 정부가 합법화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는 반대 여론이 일고 있다.

한 시민은 "성매매 여성을 상대로 정부가 직접 나서 교육함으로써 정부가 성매매를 합법적인 직업으로 인정한다는 오해를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보건당국은 "경찰의 지속적인 단속에도 성매매가 근절되지 않는 만큼 질병 예방을 위해 성교육을 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책"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에이즈 등 성병에 가장 취약한 계층인 성매매 종사 여성을 방치하는 것이 오히려 무책임한 정부"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보건당국은 이번에 실시한 성교육이 성매매를 합법적으로 인정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에 대해 공식적인 해명을 하지는 않았다.

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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