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쟁이 길러 여름을 시원하게”/폭염도시 대구 납량작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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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묘목 그루당 5백70원씩/시멘트벽 덮어 복사열 막기로
『담쟁이로 무더위를 잡아라.』
분지라는 지형상 특성때문에 매년 여름 「더위앓이」를 해야하는 시민들을 위해 대구시와 대구시산림조합이 올여름 납량작전에 나섰다.
대구시는 여름철 최고 기온이 섭씨 40도까지 치솟아 서울의 37.2도,부산 36도,광주 37도에 비해 최고 4도쯤 높은데다 섭씨 30도이상 계속되는 고온지속일수도 52일로 서울(39일)ㆍ부산(23일)ㆍ광주(35일)보다 훨씬 긴 전국 최고의 폭염도시다.
분지이기 때문에 무더운 기운이 빠져나가지 못해 지면복사열로 기온보다 5도이상 올라가고 밤에는 열대야현상까지 생겨 새벽까지 더위에 시달려야 하는 곳이다.
최근에는 공해업체의 난립과 각종 차량의 증가로 아황산가스와 먼지에 의한 대기오염도 전국 6대도시중 최고치(0.062PPM)를 기록,짜증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 때문에 대구시는 복사열을 차단하고 무더위를 식히기위해 나무를 이용한 자연적인 방법을 쓰기로하고 82년부터 86년까지 「푸른 대구 가꾸기 5개년계획」에 이어 87년부터 내년말까지 1백86억4천만원을 들여 모두 3백만그루의 나무와 담쟁이를 심어 대구더위ㆍ짜증없애기에 나선것이다.
대구시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1㏊의 도시 녹화가 이뤄질 경우 활엽수는 18.7㎏,침엽수는 28㎏의 아황산가스를 정화하고 공기 1ℓ에 포함된 먼지 1만∼1만2천입자가 수림대를 통과할때 1천∼3천입자로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동대구로와 대동대서ㆍ범어로 등 대구시내 주요 간선도로에 나무를 심은 결과 나무가 없는 곳보다 기온이 평균 섭씨 4∼5도 낮아졌고 지면의 복사열도 70%이상 막아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시는 도로변 녹화계획과 함께 담쟁이 작전을 벌여 시멘트벽으로 뒤덮인 도시건물에서도 복사열을 차단,기온을 낮추고 시민들의 짜증을 덜기로 한 것이다.
장긍표 대구시녹지국장은 『싱가포르가 연중기온이 섭씨 38∼39도이면서도 지상온도가 33∼34도밖에 안되는 것은 울창한 수림때문이라는 사실에 힌트를 얻어 이같은 운동을 벌이게 됐다』며 『집집마다 건물마다 담쟁이 덩굴이 우거지면 여름의 혹서방지뿐만 아니라 겨울철에는 방풍효과도 거둘수 있을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이에따라 30㎝ 크기의 담쟁이 묘목을 그루당 5백70원씩에 공급하고 5백그루이상 주문할 경우 심는일까지 도와주기로 했다.
담장과 집건물 벽에 담쟁이를 심은 여석환씨(47ㆍ경운중교사ㆍ대구시 목삼동 12의26)는 『지난해 담쟁이를 심은 결과 선풍기없이도 여름을 날수있을 정도』라며 『병충해가 없고 경관미가 뛰어나 널리 보급될 경우 도시미관을 가꾸는데도 크게 기여할수 있을것』이라고 말했다.<대구=이용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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