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서 마주앉은 남북학자/스탠퍼드대 한반도회의 개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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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정세 호전… 군축논의 가늠쇠 만들듯
미 스탠퍼드대 국제안보및 군축연구소가 주최하는 「한반도의 평화안보에 관한 회의」가 남북한및 미국학자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5일부터 8일(현지시간)까지 스탠퍼드대에서 열린다.
이 회의에는 한국에서 정종욱(서울대)ㆍ한승주(고대)ㆍ안병준(연세대)교수 등이,북한측에서 이형철 평화군축연구소 실장등 3명이,미국측에서 존 루이스교수(국제안보및 평화군축연구소 소장)등 10여명이 참석했다.
이 회의엔 북한측에서 당초 최우진북한평화군축연구소 부소장이 단장으로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최가 남북회담관계로 시간을 내기 어렵다며 대신 이실장등이 참석토록 해 막판에 교체됐다.
이날 한반도의 평화안보에 관한 회의로 세계적으로 군축무드가 일고 있는 가운데 한반도의 군축문제를 직접 관련당사국인 남북한및 미국학자들이 논한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회의가 지금까지 북한이 주장해온 미국ㆍ남한ㆍ북한간의 3자회담형식을 취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회의가 비록 학자들간의 회의이긴 하지만 관심을 끌고 있다.
또한 회의가 시종 비공개로 진행되도록 짜여져 있어 북한측이 종전과 같은 선전일색의 자세로 나올 것으로 보이지 않아 회의내용이 주목된다.
특히 이번에 참석하는 북한대표들이 표면적인 신분은 「학자」이지만 사실은 북한외교부산하 연구소의 요원으로 「외교관」 신분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이 발표할 군축의 내용과 방향은 앞으로의 남북한 군축협상에 하나의 준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의는 당초 지난 3월20일로 예정되었으나 한국에서의 한미간 팀스피리트훈련을 이유로 북한이 참석을 거부,무산되었다가 최근 북한측의 6ㆍ25전쟁 미군유해송환등으로 미ㆍ북한관계가 다시 호전됨으로써 열리게 된 것이다.
이번에도 북한대표들의 참석여부가 확인이 안돼 주최측이 애를 태웠으나 유엔주재 북한대표부가 4일 오후(미국시간) 이실장을 비롯한 북한대표들의 회의참석을 위한 샌프란시스코 도착을 확인해 주었다.<샌프란시스코=박준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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