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실험 실체 끝내 모를 수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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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과연 실제로 핵실험을 시도했는지, 했다면 성공했는지 여부를 둘러싸고 논란이 확산하는 가운데 미국 백악관도 10일(현지시간) 공개적으로 의문을 제기했다. 토니 스노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관들을 쫓아낸 지 2년밖에 안 됐는데 그새 핵실험을 해냈다는 게 도저히 믿기질 않는다"며 의구심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아주 오랫동안 선반에 방치해뒀던 무엇을 꺼낸 뒤 먼지를 털어내고 폭발에 사용했을 수도 있다"고 추측했다.

그는 이어 "북한 핵실험에 관한 최종 결론을 내리는 데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며칠이 걸릴 수도 있고, 끝내 실체를 알 수 없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경우에 따라서는 최종 판단을 내리기 힘든 상황이 올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스노 대변인은 또 '북한의 핵실험을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매우 중요한 사건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여기에는 '만약 핵실험을 했다면'이란 전제가 따른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둔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북한 핵실험 장소를 둘러싸고도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한국과 미국.일본이 추정한 장소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한국의 지질자원연구원은 지진파 분석을 토대로 진앙을 함경북도 김책시 상평리로 추정했지만, 미국의 지질연구소와 일본 당국은 길주군 풍계리라고 판정했다. 두 곳 사이의 거리는 40㎞가량으로 지진파 분석의 일반적인 오차 범위(약 10㎞)를 넘어선다.

워싱턴.도쿄=강찬호.예영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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