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계속 못살게 굴면 연이어 물리적 대응조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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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11일 핵실험 '성공' 발표(9일) 이후 처음으로 공식 입장을 표명했다. 관영 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 외무성은 대변인 담화를 통해 "미국이 우리를 계속 못살게 굴면서 압력을 가중시킨다면 이를 선전포고로 간주하고 연이어 물리적인 대응조치들을 취해 나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언급한 '물리적 대응조치'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추가 핵실험을 예고한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외무성은 담화에서 핵실험과 관련해 "미국에 의해 날로 증대되는 전쟁 위험을 막고 나라의 자주권과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부득불 핵무기 보유를 실물로 증명해 보이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핵실험은 핵무기와 핵계획 포기를 공약한 9.19 공동성명에 모순되지 않으며 그 이행을 위한 적극적 조치"라고 강변했다.

담화는 "우리는 핵무기전파방지조약(NPT)에서 이미 탈퇴하였고 아무러한 국제법적 구속도 받지 않는다"면서 "미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조종하여 압력적인 결의를 조작해 냄으로써 우리에게 집단적 제재를 가하려는 심상치 않은 움직임들을 보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북한은 그러나 "비록 미국 때문에 핵실험을 하였지만 대화와 협상을 통한 조선반도의 비핵화 실현 의지에는 여전히 변함없다"고 말했다. 또 "대화에도 대결에도 다같이 준비돼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 당국자는 "전체적으로 대결보다 대화에 초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빨리 대화의 장을 만들어 달라는 메시지"라고 말했다.

신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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