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중국 배경 인간의 동물성 그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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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국두』
『붉은 수수발』으로 지난해 베를린영화제에서 그랑프리를 받아 일약 세계적 감독으로 떠오른 중국 제5세대감독의 리더 장이모 감독의 『국두』가 선보언다.
장이모는 동양의 구원사상을 주제로 강렬한 영상터치의 작품을 발표, 서구에서는 「제2의구로자와 아키라」로 평가받고있다.
이번에 소개되는 『국두』는 중세중국의 어느 염색공장에서 벌어지는 근친상간과 생부살인이라는 끔찍한 소재를 통해 이성의 논리를 넘어서는 인간의 동물적이면서도 실존적인 감성외 세계를 붉고 노란 염색천을 영화의 상징어로 채택해 선연하게 표출하고 있다.
스탠더드사이즈의 화면을 수직으로 가로지르며 간단없이 등장하는 염색천으로 절박한 운명에 직면한 인간들의 심리를 그려내 동양적 색채영상의 세계를 보여준다.
지난 5월 칸영화제에서 대상 『와일드 앳 하트』보다 더 격찬을 받았으며 수상실패가 혹시 「백인우월주의」의 발로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현지매스컴이 표했을 정도로 수작이다.
국내수입때 공연윤리위원회에서 생부를 죽이는 것이 패륜이라해 생부표시의 자막을 삭제했다는데 영화의 핵심포인트를 지움으로써 극의 논리를 크게 침해하고 있다. 『붉은 수수밭』의 새색시 공리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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