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일단 안정 회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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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9일 북한 핵실험 소식에 크게 출렁거렸던 금융시장이 10일 일단 안정세를 회복했다. 전날 급락했던 주식시장은 반등했고 급등세를 보였던 원-달러 환율은 하락했으며 채권시장도 안정세를 되찾았다.

북한의 핵실험 소식에도 뉴욕 증시가 오름세를 보인 데다 국제사회가 군사적 대응보다는 일단 외교적 해결 쪽으로 가닥을 잡을 것이라는 낙관론이 우세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가 전날에 이어 이날도 주식 순매수를 기록했다. 그러나 금융시장 참가자들은 또 다른 북핵 충격이 올지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불안하게 시장을 지켜보는 모습이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3.04포인트 상승으로 출발한 뒤 외국인의 선.현물 동시 순매수에 힘입어 전날보다 8.97포인트(0.68%) 오른 1328.37로 마감했다. 전날 8.21% 급락했던 코스닥지수도 2.89%(15.6포인트) 오른 554.7로 장을 마쳤다.

외국인은 9일 거래소시장에서 4780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한 데 이어 10일에도 904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에 변화가 없는 가운데 갑자기 주가가 떨어지자 이익을 노린 외국인의 '사자'가 늘어났다"고 말했다. 김지환 현대증권 산업분석팀장은 "북한의 핵실험 실시로 유엔의 경제 제재가 발표될 가능성이 커졌지만 즉각적인 군사 충돌이 벌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은 장중 등락을 반복하다가 결국 전날보다 4.4원 하락한 959.5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6거래일 만에 하락했다.

채권시장에서는 지표물인 5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전날과 같은 연 4.61%를 기록했다. 우리선물 장순호 연구원은 "새로운 소식을 기다리며 관망세를 취하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한편 재정경제부는 이날 국회 업무보고에서 미국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응 등 향후 사태 진전 여하에 따라 이번 핵실험의 파급효과가 심각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재경부는 특히 최근 외국인 투자자의 포트폴리오 조정 움직임 등을 감안하면 자금이탈 가능성도 상존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북한 핵실험 상황은 이미 절반 정도 시장에 반영돼 있고 돌발성 악재의 영향은 단기적이기 때문에 이번 핵실험 영향도 제한적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재경부는 덧붙였다.

김종윤.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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