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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전화수술 감각기능 65%는 살린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0면

얼굴을 몽땅 뜯어고쳐 다른 모습으로 바꿔놓거나, 뜻밖의 각종 사고로 잘린 팔·다리·손가락등을 이어주는등 「만능 성형시대」가 열리고 있다.
미세수술의 눈부신 발전으로 과거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각종 성형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국내에서는「성전환 수술」을 둘러싸고 법적·윤리적인 문제가 제기돼 관심을 끌고 있다.
성전환수술은 이미 지난 60년대에 미국등에서 기술상 본궤도에 올라 정신 의학적으로 문제가 있는 일부 사람들에게 적용돼오고 있다.
국내에서는 부산대의대 김성수교수팀이 집도한 4명(5월·대한성형외과 학술대회발표)을 비롯, 지금까지 모두 15명안팎이 성전환수술을 받은 것으로 의학계는 추산하고 있다. 이들은 전부 남성이 여성으로 성을 바꾼 경우며 반대로 여성이 남성으로 된 케이스는 외국과는 달리 아직까지 단 한건도 없다.
◇수술의 기법과 한계=인제대의대 상계백병원 김수신교수(성형외과)는 『성전환 수술은 양쪽방향 모두 기법상 가능하나 윤리적·종교적 문제 때문에 대부분 꺼리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즉 남성을 여성으로 전환하는 수술은 우선 여성 호르몬(에스트로겐)주사와 유방확대술을적용한다. 또 생식기를 절제하고 그 껌질로 질을 만들며 방광과 직장사이에 길을 마련해준다.
이에비해 여성을 남성으로 바꾸는 수술은 유방과 난소·자궁을 제거한 뒤 생식기를 성형시켜 준다. 생식기중 음경은 미세수술을 이용, 동맥·정맥·신경을 이어주고 실리콘으로 경직성을 부여한 뒤 팔에 있는 얇은 피부로 둘러쌓아 만든다.
또 실리콘으로 고환형태를 만들고 조직확장술을 이용해 신체 일부분의 피부로 감싸준다는것.
이같은 성전환수술은 감각기능을 살리는 보조기법으로 65%정도의 환자에게 수술후 만족도를 보장해준다. 종전에는 여성을 남성으로 전환시키는 수술은 반대방향의 수술보다 훨씬낮은 만족도를 보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감각을 최고75%까지 살릴 수 있는 것으로 미국 버지니아대의대 홀튼교수팀의 보고에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일단 한번 수술을 받으면 다시 본래의 성으로 되돌아가기가 불가능하고 불만족을 느끼는 환자들이 결코 적지않아 때론 의료분쟁을 일으키기도 한다는 것.
무엇보다 큰 한계성은 성염색체를 전혀 바꿀 수 없고, 바뀐 성으로 생식을 할 수 없다는데 있다. 사람은 23쌍(46개)의 염색체를 갖고 있고 정상인의 경우 여성은 XX, 남성은 XY으로 돼있는데 성전환수술을 받더라도 이것엔 전혀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
이때문에 염색체로 성을 결정·판단하는 세계적인 흐름속에서 성전환수술을 받은 환자가 바뀐 성으로 온전한 사화생활을 꾸려나가기 힘든 실정이다. 최근 성전환을 한 30대남성이 호적의 성을 여성으로 바꿔달라고 법원에 신청했으나 성염색체설에 밀려 기각당한 것이 그 좋은 예.
◇윤리적 측면=대한성형학회 이사장인 한양대의대 유재만교수는 『전환수술은 껍데기만바꿔놓고 속알갱이를 그대로 두는 셈이므로 의사의 윤리적측면에서는 하지 않는게 좋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교수는『다른 성형수술과 달리 이 수술은 조물주의 섭리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라고지적, 이를 규제할 법적조항의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서울대의대 조두영교수(신경정신과)는 『과거 미국에서 10년간 근무하면서 정신적인문제로 성전환을 원하는 환자를 많이 접했으나 「수술을 하라」는 적극적 권유를 한 적이 없다』며 『환자가 느끼는 갈등의 뿌리가 깊지 않는한 정신치료를 통해 이를 만류해야할것』이라고 강조했다.
조교수는 『그러나 정신치료도 쑬모없고 어쩔수 없는 환자들의 경우는 본인의 희망을 들어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의사들은 대부분 윤리적 문제를 들어 보수적인입장을 취하고있다. 그러나 성전환욕구를 가진 사람들이 선천적 원인, 또는 어린시절 가족내의 갈등등으로 자신의 성에대해 끊임없이 혐오감을 갖는 「성주체성환자」들이라는 점에 이르면 견해가 달라진다.
인제대의대 김교수는 『개인적으로는 반대하나 사회적으로 날로 문제가 될수 있는만큼 대한의학협회차원에서 성전환수술의 적합한 대상의 선정, 법적인 문제에 대한 대응방안등을 적극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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