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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체결 세계시장 선점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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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북핵 등 안보 문제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한.미 FTA 체결은 한.미 동맹을 한층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이 그동안 FTA를 체결한 국가들을 살펴보면, 특히 조지 W 부시 행정부 이후에는 전략적으로 중요한 국가들과 FTA를 체결해 왔다. 한국 입장에선 FTA 체결은 안보를 강화하고, 한반도에서의 영향력 확대에 기여할 것이다. 양국의 경제적 이익이 증대하면서 양국의 동맹관계가 한층 강화되기 때문이다. 전쟁 억제력이 커지고 한반도 평화와 동북아 안정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이해 관계가 첨예한 중국.일본.러시아로부터 한국의 안전을 보장받게 될 것이다.

또 치열한 글로벌 경쟁의 축소판인 미국에서 비즈니스하면서 느낀 점은 개방화를 통해 시장 규모를 늘리고 투자를 유치하지 않으면 기업이나 국가는 도태된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각국은 다른 나라와 앞다퉈 FTA 체결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FTA 체결로 글로벌 스탠더드인 미국의 선진 경제 시스템을 배우고 경쟁력을 키워 세계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는 다른 나라보다 유리하다. 한.미 FTA는 단순한 한.미 관계가 아니라 세계 글로벌 시장 선점이란 관점에서 봐야 한다. 물론 개방화가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대응하면 FTA는 성공을 가져올 수 있다. 그동안 한국 경제는 다른 나라와의 적극적인 교류와 경쟁을 통해 성장해 왔다. 1970년대 세계 자본주의의 위험성을 지적한 종속이론에도 불구하고 수출 주도로 이룬 유일한 성공 스토리, 98년 일본 문화 개방 이후 국내 영화 점유율이 오히려 늘어난 일 등 헤아릴 수 없다. 우리 기업체나 국가.국민이 도전 정신과 적극적인 대응으로 경쟁력을 키워나갈 때 세계 경제의 선두 주자로 설 수 있다. 또 미국 내 한인사회는 한.미 동맹 관계에 균열이 생길 것을 우려하면서 양국이 동반자로서 긴밀히 협력해 함께 번영하기를 원하고 있다.

석연호 미한국상공회의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