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실험' 주가 급락…외국인 되레 사들인 까닭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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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올 들어 한국 시장에서 9조4782억원의 자금을 빼냈던 외국인은 9일 거래소에서만 4769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4월 11일 이래 최대다. 외국인은 또 국내 투자자들이 투매 움직임마저 보인 코스닥 시장에서도 748억원 어치를 사들였다.

그러나 외국인들은 선물시장에서는 5281계약을 순매도했다. 이달 4일 9157계약의 대량 매도에 이은 매도 행진이다.

외국인들의 이같은 현물 매수, 선물 매도는 향후 시장 상황에 대한 전망은 밝지 않지만, 현재 상황을 아주 나쁘게 보지도 않는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미국 등 주변국의 대응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일단 사태를 좀더 지켜보자는 신중한 입장을 보인 것"이라고 진단했다.

UBS 안승원 전무는 "외국인의 '사자' 움직임의 구체적인 배경은 좀더 기다려봐야겠지만 일단 국내 투자자와 달리 패닉현상을 보이지 않는 것만으로도 긍정적인 신호"라고 말했다. 외국인의 현물 매수가 단순히 연휴 전에 밀린 주문일 가능성도 없지 않지만 저가매수 기회로 보는 외국인이 많을 수도 있다는 말이다.

그는 또 "우리 선물시장이 니케이 선물 시장의 움직임을 따라가는 경향이 크다는 점에서 이날 하루 쉬었던 일본 증시의 움직임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조재훈 대우증권 투자전략부장도 "외국인의 선물 대량 매도는 북핵 우려에 따른 자금 이탈"이라며 "일 증시의 반응에 대한 외국인 선물 매매 움직임에 따라 추가 하락 가능성 등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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