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회사원조상품] '국민 간장' 53년 샘표식품 샘표간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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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샘표식품 창업주인 박규회 사장(1976년 작고)은 해방 이듬해인 1946년 일본인이 운영하던 서울 충무로 '삼시장유 양조장'을 인수해 간장을 만들기 시작했다. 당시엔 주로 나무로 만든 목통을 이용해 간장 배달을 했다. 별도의 상표 없이 간장을 팔던 박 사장은 54년 3월 '샘표'라는 상표를 제품에 붙였다. 브랜드 간장이 처음 등장한 것이다.

이 상표에는 '샘물처럼 솟아라'라는 뜻이 담겨있다. 박 창업주가 직접 지었다고 한다. 그는 56년 8월 사명도 '샘표장유 양조장'으로 바꿨다. 샘표 간장을 내놓을 당시 수십여 개 중소 간장업체들이 난립해 시장 쟁탈전이 치열했다. 샘표는 우수한 재료와 현대적인 발효기술로 만든 '고급 간장'이라는 점을 앞세웠다. 직원들은 서울 동대문.남대문 시장 등을 돌며 상인들에게 직접 맛을 보게 하는 방법으로 시장을 개척했다.

또 회사 인근에 사는 주부들을 초청해 입소문을 내게 했다. 광고엔 현대적인 아름다움을 뽑내는 여성을 모델로 내세웠다. 당시로선 파격적인 시도 였다. 샘표 브랜드는 1961년 본격적으로 유명세를 탄다. "보고는 몰라요, 들어서도 몰라요, 맛을 보면 맛을 아는 샘표 간장~." 가수 김상희씨가 부른 이 CM송이 히트를 쳤다. 샘표는 5월부터 45년 전 유행했던 이 CM송을 다시 광고에 활용하고 있다. 샘표간장은 50년 넘게 주부들에게 사랑을 받는 장수제품으로 브랜드 간장 시장의 선두자리를 지키고 있다.

염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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