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용 신용카드 포인트 무려 1조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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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이 이용하지 않고 묵히는 신용카드 포인트가 금액으로 무려 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용기한 만료로 소멸되는 포인트도 올해 상반기 기준 250억원인데,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이에따라 소비자들의 알뜰한 사용 뿐 아니라 카드사들의 연계상품 개발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9일 열린우리당 서혜석 의원에 따르면 현재 카드사(은행계 포함)에 적립되어 있는 카드 포인트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9898억원(상반기 기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2002년말과 비교하면 3년반만에 33% 증가한 수치다.

미사용 포인트는 2002년말 7452억원에서 2003년 8902억원, 2004년 8856억원, 2005년 9337억원 등 매년 10 ̄20% 증가해왔다. 카드사별로는 LG카드 1521억원, 삼성카드 1378억원, 현대카드 1457억원, 국민은행 1869억원 등으로 나타났다.

사용기간인 5년을 경과해 자동소멸되는 포인트 규모도 2003년말 211억원에서 2004년 231억원, 2005년 339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수치는 25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53% 증가했다. 이외 회원 계약해지 등으로 소멸된 포인트도 2003년 583억원에서 지난해 900억원으로 크게 늘었으며, 올해 상반기에는 505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상반기 카드사별 소멸 포인트는 은행계 가운데 국민은행이 88억9900만원으로 가장 컸으며, 전업계에서는 삼성카드가 61억6000만원으로 최대였다.

이외 △비씨카드 1600만원 △LG카드 3억8400만원 △현대카드 9억700만원 △롯데카드 1억800만원 △신한카드(조흥카드 제외) 5억3600만원 △신한BC 10억4300만원 △우리은행 23억1000만원 △SC제일은행 3억7600만원 △하나은행 3억6100만원 △외환은행 2억8100만원 △씨티은행(한미 포함) 5억1500만원 △농협 15억7300만원 등이었다.

소비자들이 활용하는 포인트도 꾸준히 늘고는 있지만 속도는 다소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사용된 포인트는 2003년 2104억원에서 2004년 2768억원, 2005년 3095억원, 올해 상반기 1754억원으로 꾸준히 늘고는 있지만 미사용 소멸포인트에 비하면 규모면에서 증가세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소비자 입장에서는 포인트 사용을 활성화하는 카드상품이나 쇼핑몰 등을 이용하는 것이 유용하다. 예를 들어 비자카드가 도이치투신운용과 공동개발한 '도이치 Spend & Save 비자카드'처럼 포인트를 곧바로 소비자에게 되돌려 주는 상품 등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이 카드는 적립식 펀드와 신용카드를 연계, 신용카드를 사용하면 쌓이는 포인트를 곧바로 현금으로 전환해 매월 적립식 펀드에 자동 입금해주는 방식이다. 즉, 은행에서 카드를 발급 받고 이와 연계된 도이치투신운용의 적립식 펀드에 가입하면 카드 사용액의 1%가 가입한 펀드에 자동적으로 적립되는 것이다.

최근 관심을 모으고 있는 장날샵 등 포인트 통합 쇼핑몰도 카드포인트를 알뜰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방편이다. 포인트 통합 쇼핑몰의 경우 각각 흩어져 있는 포인트를 한 곳으로 모아 사용할 수 있을 뿐 더러 부족한 금액은 기타 결제수단으로 복합결제가 가능해 포인트 누락을 막을 수 있다.

서혜석 의원은 "포인트 미사용 규모가 큰 것은 일차적으로 소비자들의 문제지만 카드사에서 사용이 편리한 관련 상품 개발을 소홀히 한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며 "카드 포인트의 경우 과거 부가 서비스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메인 서비스로 관점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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