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게에 UFO시포를 막아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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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베로나=임병태특파원】제14회 월드컵축구 16강진출의 사활이 걸린 벨기에와의 첫경기(13일 오전0시·한국시간)를 앞두고 벨기에의 플레이 메이커 빈첸초 시포 (16번) 가 히든카드로 등장, 한국팀은 시포의 전담 마크맨 선정을 놓고 고심하고있다.
10일 베로나에서 승용차로 1시간 거리인 카프리노에서 지역2부팀인 베로니스팀과 최종 연습경기를 가진 한국대표팀의 이회택(이회택)감독은 그동안 벨기에팀의 전력을 분석한 결과『벨기에 공격의 핵심인 스트라이커 마르크반 더 린덴 (19번)과 마르크 드 그리저 (6번)등 두톱은 스토퍼 정용환 (정용환) 과 수비형 링커 윤덕여 (윤덕여) 가 충분히 묶을 수 있을것으로 확신한다』면서 『그러나 시포에게 족쇄를 채울 수비수를 결정못해 고심하고 있다』고털어놨다.
당초 벨기에의 플레이메이커는 주장으로 82년 월드컵본선에도 출전한 노장얀 퀄르만스 (3번) 가 맡을 것으로 보였으나 8일 기티스감독은 돌연 쾰르만스대신 시포를 지명, 기용한다고 발표한 것이다.
기티스감독은 당초 노련한 35세의 쾰르만스를 리더로 내세우려 했으나 투지가 좋은 한국과의 첫 경기에는 노련미보다 스테미너가 좋은 24세의 시포 (1m75cm·70kg)를 내보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탈리아인 2세로 지난 84년 벨기에로 귀화한 시드는 20세때인 86년 멕시코 월드컵에 혜성과 같이 등장, 2골을 뽑아 「축구의 귀재」 라는 닉네임과 함께 벨기에를 4강에 올려놓은주역이 됐다. 시포는 시야가 넓고 뛰어난 볼키핑력에다 컴퓨터같은 볼배구능력을 갖고 있으며 득점력까지 높은 요주인물이다.
한편 지난6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벌어진 벨기에와 폴란드의 친선경기를 토대로 공·수작전을 수립중인 이감독은 『수비라인의 조직력과 커버링등에 중점을 두겠으며 공격라인은 벨기에 수비가 스피드가 없어 발빠른 선수들로 기용하는 것도 검토중이다』고 덧붙였다.
이감독은 10일 벌어진 경기에서 최순호(최순호)를 플레이메이커로, 김주성 (김주성) 변병주 (변병주)를 투톱으로 내세워 대벨기에전 공격라인의 기량을 점검해 보았으나 공격수들간의 손발이 제대로 맞지않은데다 골결정력마저 떨어져 만족스럽지 못한 경기를 치렀다고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2∼3명의 포지션 이동이나 교체를 고려하고있다.
특히 한국팀은 최근의 세차례 연습경기에서 모두 투톱이 바뀜으로써 아직도 베스트 11의 자리가 확정되지 못했음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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