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이슬러사 다시 “흔들”/판매부진 자금난… 80년 위기 재판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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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미국자동차업계에서 재기의 신화를 창조했던 크라이슬러사가 판매부진으로 매출과 순이익이 계속 줄어드는 가운데 제휴사인 일본 미쓰비시(삼릉)측이 지원을 강화하고 있으나 호전기미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크라이슬러사의 판매부진은 올해 들어서도 가속화돼 지난 1ㆍ4분기중 승용차판매는 전년동기에 비해 15%줄었고 4월에는 25%가 감소했다. 이에 따라 지난 1ㆍ4 분기에는 겨우 적자를 면했지만 하반기에는 「미니밴」모델교환으로 2개 공장이 쉬게 돼 있어 경영이 악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크라이슬러사의 경우 승용차부문의 적자를 메워온 것은 미니밴등 전체시장의 50%이상을 점유해온 트럭사업부문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마저도 일본과 GMㆍ포드사 등의 추격으로 흔들리고 있다.
여기에 아이아코카회장이 벌여온 「일본차추방」캠페인도 별반 성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일본미쓰비시측은 크라이슬러와 합작을 통해 고성능엔진 신형미니밴의 공급등 지원책을 강구해 왔다. 그러나 크라이슬러의 경영은 좀체 호전되지 않고 오히려 「아이아코카」회장의 일본차추방이라는 캠페인에 뒷통수를 맞는 꼴이 되고있는 것이다.
크라이슬러측은 어쨌든 지난 80년의 위기가 자금난에 비롯됐다는 점을 감안,이에 대한 대비책을 서두르고 있다. 미쓰비시자동차회사의 주식매각,항공부문의 매각등 조치를 강구해 오고 있다. 그러나 지난 3월말 자금사정은 3대 자동차메이커 중 가장 나빴다.
전문가들은 미국자동차시장의 경기회복이 내년말 또는 92년초에나 올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말 퇴임을 앞둔 아이아코카회장으로서는 그때까지 합병이냐,아니면 대수술이냐하는 살아남기 위한 최후의 선택에 쫓기고 있는 셈이다.<장성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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