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환학생 프로그램 참여하려면 한국서 유학준비 마무리후 떠나자"

중앙일보

입력

요즘 많은 학생이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교환학생은 미국 정부가 제공하는 미국 문화체험의 기회로 짧은 기간에 유학생활을 경험할 수 있다. 미국에서 6개월~1년을 보내면서 시야를 넓힐 좋은 기회다. 하지만 교환학생은 말 그대로 교환학생이다. 1년정도 기간에 현지생활을 체험하는 기회로 생각해야지 정규 유학과 혼동하면 안 된다. 유학을 목표로 하는 학생은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친 뒤 한국에 돌아와 다시 정규 유학을 가 미국 사립고에 진학해야 한다. 이 점을 고려하면 일단 교환학생으로 간 뒤 유학생활에 적응할 수 있을지를 먼저 알아보고 다음에 정규 유학을 준비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못된다. 그보다는 한국에서 정규 유학 준비와 수속을 끝낸 후 교환학생에 참여하는 게 좋다.

예를 들어 보자. A양은 고1 때 급하게 유학을 결정했다. 애초 곧바로 미국의 좋은 고교에 진학하고 싶었지만 높은 SSAT(미국 사립고 학업 능력 평가시험)와 토플 점수가 필요했기 때문에 먼저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참여키로 했다. 교환학생에게 너무 어려운 과목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고, 한국에서보다 내신을 쉽게 관리하고 교환학생 기간에 미국 학교생활에도 적응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사실 모두 맞는 얘기다. 그러나 A양의 경우 그 이후 상황에 대해서는 준비를 하지 못하고 출국했다는 데 문제가 있다. A양은 교환학생이 끝나갈 무렵에야 다른 교환학생들이 전년도에 SSAT 점수 등을 모두 따놓고 교환학생이 끝난 뒤 곧장 가을에 입학할 고교에 지원을 하고 온 사실을 알게 됐다. A양이 이를 알았을 때는 이미 지원이 끝난 3월이었다.

봄 학기가 끝나고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A양은 암담했다. 그러나 할 수 없었다. A양은 교환학생 때 성적관리도 잘하고 친구들과도 잘 지내는 등 유학생활에 잘 적응했지만 미리 준비하지 못했기 때문에 한국으로 돌아가는 길밖에 없었다.

또 다른 사례는 이렇다. 인터넷도 잘 안 되는 미국 콜로라도의 한적한 학교에서 교환학생을 하던 B양은 다행히 미국 사립고 지원 마감 3개월 전에 이 사실을 알게 됐다. B양은 혼자서라도 SSAT를 공부하려 했지만 난감했다. 처음 보는 어휘, 시·소설, 연설문 등이 쏟아져 나오는 읽기 문제 등을 혼자서 공부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생각 끝에 주말에 학원에 다닐 생각도 했지만 외진 곳이라 시내에 나가기도 어려웠다. 설혹 시내로 나간다 해도 따로 SSAT 프로그램을 찾는 것도 문제였다. 결국 B양은 추수감사절과 짧은 겨울방학을 이용해 한국에 들어와 SSAT 공부를 한 뒤 급하게 시험을 쳤지만 결국 고배를 마셨다. 한국에서 내신성적도 좋았고, 교환학생 기간에 성적도 괜찮았지만 정규 유학을 준비하는 시기를 놓친 것이 원인이었다. B양은 이듬해 완벽하게 준비해 자신이 원하던 학교에 진학했다.

다시 강조하면 교환학생은 정식으로 학교에 다니는 정규 유학 과정이 아니다. 교환학생 이후 미국에 남아 공부를 할 계획이 있다면 이를 대비해 SSAT 시험 등 정규 유학 준비를 마무리한 뒤 교환학생으로 가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02-3469-1438

한세희 카플란센터 코리아 SSAT 전임강사,'미국 사립고등학교 가려면 꼭 알아야 할 Vocabulary' 저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