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정치변혁 1단계 마무리/44년만에 체코ㆍ불가리아 자유총선 안팎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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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선거통한 공산당 집권 가능성 불가리아/하벨 대통령 의회서 재선 확실 체코
체코 및 불가리아 자유총선이 다음주까지 모두 끝남에 따라 지난해 가을부터 시작된 동구의 탈공산화ㆍ민주화 대변혁은 알바니아를 제외하고 중요한 첫 정치적 단계를 마무리짓게 된다.
체코는 8,9일 이틀간에 걸쳐 총선이 치러졌으며 불가리아는 10일과 17일 각각 이틀간에 걸쳐 선거를 치른다.
이같은 정치적 단계를 마무리 짓게되면 동구 각국은 명실공히 본격적인 경제개혁의 길로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동구의 정치적 변혁은 체코를 비롯,폴란드ㆍ동독ㆍ루마니아ㆍ헝가리의 탈공산당 정부의 등장을 가능케했다.
유고슬라비아는 스스로 동구임을 부인하면서 나름대로 각 공화국별 선거를 치르면서 연방공산당정부의 몰락위기를 불러오고 있다.
불가리아는 이번 총선에서 다른 동구국가들과는 달리 현집권 사회당(구공산당)의 재집권이 예상돼 선거에 의한 공산당정부의 재등장이 가능할 것 같다.
불가리아가 전통적으로 소련의 뒤를 답습해온 것을 감안하면 공산당이 계속 집권하는 소련의 모델이 이 나라에서도 계속 적용될 것으로 보여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44년만에 처음 실시되는 불가리아 총선은 8백90만 인구중 6백50만명의 유권자가 참가하며 모두 38개 정당ㆍ정파가 각각 후보를 내세워 4백석의 의석을 놓고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전체의석 가운데 2백석은 직접선거로 선출되며 나머지 2백석은 정당별 득표율에 따라 배분하는 비례대표제로 선출된다.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집권사회당이 41∼49%의 지지를 얻어 16개 야당의 연합체인 민주세력동맹(UDF)의 지지율 22∼26%를 크게 앞서고 있으며 농민당이 10∼15%로 그뒤를 쫓고 있다.
불가리아의 사회당이 이처럼 인기가 있는 이유는 지난해 11월 이 나라를 35년간 통치해온 독재가 지프코프를 축출하고 「위로부터의 개혁」을 착실히 수행해 나가고 있는 루카노프총리에 대한 국민들의 신임이 두텁기 때문이다.
UDF의 지도자 젤레프는 최근 여론조사를 「조작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도시의 중산층과 젊은 계층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야당연합이 승리할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야당측분석가들은 이번 불가리아총선에서 어느한쪽도 과반수 득표가 힘들 것이며 결국 연정구성의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한편 체코총선에서는 당초의 예상대로 하벨대통령이 이끄는 시민포럼의 승리가 예상된다.
1천1백25만 유권자들이 참여,인민의회(1백50석)와 민족의회(1백50석)로 구성되는 연방의회,그리고 체코 및 슬로바키아공화국의 지방의회를 선출하는 이번 선거에는 시민포럼을 비롯,시민포럼의 자매정파격인 반폭력시민모임ㆍ기민동맹 등 모두 22개 정당과 정파에서 후보를 내고 있다.
선거결과는 10일 오후 늦게나 11일쯤 밝혀질 것으로 보이는데 선거직전 실시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시민포럼과 「반폭력시민모임」이 40%이상,기민동맹이 20% 가량의 지지를 얻을 것으로 나타났다. 경우에 따라선 양자간의 연정구성 가능성도 높다. 공산당은 10%정도로 3위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번 총선으로 구성되는 의회는 7월 차기대통령을 선출하게 되는데 이변이 없는한 하벨대통령의 재선이 거의 확실한 상태다.<유재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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