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업자의 구제불능·다혈질 고객 등 연체관리 노하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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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의 허위성 말로 살짝 겁을 준다(나이 어린 고객)

말을 끝까지 들어준다. 대답은 '그러세요…' 등으로 짧게 끊는다(다혈질 고객)

국내 대부업체들이 사용하고 있는 '채권추심 노하우'다. 대부업체들은 경험담을 중심으로 이 같은 '상황별 연체관리 요령'을 작성, 실제 채권추심에 사용하고 있다.

'연체관리 요령'은 △상습적 약속 불이행 고객 △연락 안 되는 고객 △온순한 고객 △다혈질적인 고객 등에 대응하는 방법이 실 사례 중심으로 설명돼 있다.

◇상습적 약속 불이행과 연락두절= 밥 먹 듯이 핑계를 둘러대고 바쁘다는 이유를 댄다. '바쁘다'는 말의 꼬리를 잡아 더 이상 그런 이유로 약속을 미루지 못하도록 한다. 채권회수팀으로의 이관시키겠다는 등 '원금회수'를 강조한다.

연락이 안 될 경우 친구처럼 집에 전화해 연락처를 알아낸다. 가족에게 행방불명 등으로 사고처리되면 문제가 복잡해진다고 협박한다. 직장에도 전화를 걸어 계좌번호와 입금액을 남긴다. 주변의 관심을 피하기 위해 빨리 입금한다.

◇성격 따라 강약조절= 온순한 성격은 협박하면 대답은 잘한다. 그러나 연락이 두절되는 경우가 많다. 강압적 어조보다 차분한 말투로 상담식 관리를 한다. 세 번 정도 통화하고 안될 경우 법적 통보시 받게 될 불이익을 안내해준다.

다혈질적인 고객은 일단 말이 많다. 언성 높이며 괜히 마찰 일으킬 필요가 없다. 말을 끝까지 들어주고 되도록 '네…, 그러세요…' 아주 짧게 대답해준다. 쓸데없는 군더더기 말을 할 필요가 없다. 말을 잘 들어주면 오히려 쉽게 입금한다. 목소리는 약간 저음에 밝은 톤이 좋다.

'법대로' 운운하며 '배 째라'는 고객과는 논리적 대화가 안된다. 입금 안내만 하고 끊는 게 좋다. 법적 비용이 본인 부담임을 강조한다. 대부분 '원하는 대로 처리해주겠다'고 하면 조용해진다. 고객 말을 모두 들어주지 말고 대화를 이끌어가야 한다.

◇연령 따라 달리 대응= 나이 어린 고객은 너무 강하게 나갈 경우 반발하고, 연락을 끊어버린다. 남자의 경우 반발이 심하다. 사무적인 언어보다 일상적인 용어로 쉽게 설명한다. '고객 한 사람 때문에 다른 가족에게 걱정 끼쳐서야 되겠느냐'며 낮은 어조로 심각한 상황임을 설명한다.

나이 많은 고객에게는 핸드폰 음성을 남기지 마라. 음성 듣는 방법을 잘 모른다. 남자인 경우 집에서는 대출받은 사실을 잘 모른다. 집에 전화해 배우자에게 독촉하면 입금된다.

◇부모에게 대납 요구시= 가출한 고객 대부분은 퇴사했다고 보면 된다. 아예 핸드폰 통화는 포기하는 게 좋다. 부모가 전화를 받을 수 있는 이른 아침이나 늦은 오후 집에 전화한다. 조건 없는 대납요구보다 '강제집행' 등의 단어를 사용하며 부드럽고 끈기있게 설득한다. 원금회수 전보만 보내도 부모가 약속 일자 전에 입금한다.

◇구제불능 고객= 신용불량 등록 건수가 많다. 대부분 자포자기한 상태다. 무조건 윽박지르고 협박하면 돈을 받지 못한다. 부분적인 원금상환 안내 후 이른 시일 안에 돌려받는 게 이득이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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