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한글날 560돌 … 훈민정음으로 썼습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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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문으로 풀어본 글> 세종대왕께서 어리석은 백성을 불쌍하게 여겨 새로 스물여덟 자 훈민정음을 만드신 지 560돌을 맞았습니다. 국민 모두로 하여금 쉽게 생각하여 날마다 글을 쓰는 데에 편안하게 하고자 한 우리 선조들을 새삼 자랑하고 싶은 아침입니다. 그러나 세상 문자 가운데 으뜸가는 문자인 훈민정음을 만드신, 선조들이 지녔던 국어 사랑의 뜻을 우리 후손들은 잘 지키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글을 올바르게 쓰지 못할 뿐 아니라 우리말을 하면서 불필요하게 외국어를 남용하는 일도 많습니다. 나라말이 세대마다, 나라글이 쓰이는 곳마다 달라 서로 통하지 않습니다. 말과 글의 품격도 잃어버리고 있습니다. 말과 글은 한 나라의 품격과 문화를 드러내는 것이지만, 지도층 사람들은 지위에 어울리지 않는 품위 없는 말을 쏟아내고 인터넷 댓글은 광란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이런 까닭으로 서로 말하고자 하는 바가 있어도 자신의 생각을 제대로 담아 내지 못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우리말과 글의 품격을 떨어뜨리는 말과 글의 잘못된 쓰임은 이제 더 이상 없기를 바랍니다.

한글날 560돌 아침에 중앙일보 임직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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