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이상한 담배정책'…담배기금 4년새 2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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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는 지난 2년 사이 담뱃값을 꾸준히 올리고 있다. 흡연인구를 줄인다는 취지다. 하지만 금연 효과는 미미해 정부의 재원 마련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퍼지고 있다고 동아일보가 5일 보도했다.

복지부는 2004년 12월 담뱃값을 500원 올린 뒤 네 차례 시행된 조사에서 흡연율이 점차 떨어져 담뱃값 인상이 흡연인구 감소에 기여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그러나 한국담배소비자보호협회가 최근 중앙리서치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성인 남성 흡연율은 가격 인상 다음 해인 지난해에는 54.7%로 전년도보다 2.5%포인트, 올해는 1.6%포인트 낮아졌다.

담뱃값 인상 때문에 담배를 끊은 비율은 전체 금연자의 6.1%. 자연감소율 등을 감안하면 감소에 직접적으로 기여한 비율은 0.25%에 불과하다는 것. 복지부가 최근 4년간 담뱃값에서 확보한 국민건강증진기금(담배기금)은 3조3383억 원으로 사실상 세수 확대를 위해 담뱃값을 인상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1997년 1억4000만 원에 불과하던 담배기금을 기반으로 한 사업비는 △2002년 4642억 원 △2003년 6756억 원 △2004년 6608억 원 △2005년 1조5377억 원 등 8년 동안 1만 배 이상 늘었다.

복지부는 올해 금연사업에 315억 원을 책정했다. TV 광고 등 홍보에만 81억 원을 배정했다. 대부분 담배의 폐해를 직접 보여 주며 금연을 유도하는 '네거티브' 방식을 쓰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여의도성모병원 가정의학과 최환석 교수는 "단순히 담뱃값을 올린다고 해서 흡연율이 떨어지지는 않는다"며 "흡연의 폐해를 스스로 깨달을 수 있도록 장기적인 의식전환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digit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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