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의원 주장] "부산업체, 관급공사 따려 모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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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돈웅 사건으로 위기에 처한 한나라당이 맞불을 질렀다. 포문은 홍준표 의원이 열었다.

洪의원은 23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SK사건의 핵심 고리는 최도술이 아니고 노무현 대통령의 부산상고 선배인 이영로"라며 "이번 사건의 본질은 이영로 게이트"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洪의원은 대선 후 부산 건설업체들이 관급공사를 따내기 위해 3백억원을 거둬 李씨를 통해 최도술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에게 줬다고 폭로했다. 부산상공회의소 김성철 회장의 실명까지 공개했다. 특히 洪의원은 "돈만 받고 액션이 없자 지난 6월 중순께 金회장을 비롯한 부산 상공인들이 문재인 민정수석을 항의 방문했다"며 "청와대도 이를 자체 조사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의 축소 수사 의혹도 제기했다. 洪의원은 "지난 5월께 검찰 고위 간부와 이영로 간에 휴대전화 통화를 계속했다는 제보가 있다"며 "이 사건을 덮기 위해 지난 9월 중순 盧대통령과 부산상공회의소 관계자들의 모임이 청와대에서 열렸다"고도 했다.

대정부 질문 후 洪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최도술은 전달자고, 이영로와 직접 관련된 사람은 盧대통령"이라며 "이 때문에 崔씨가 부산 광안리 횟집에서 '나를 희생양 삼으려고 한다'며 억울해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선 후 부산 선대위 사무실은 돈을 싸들고 오는 사람들로 마치 DJ정권 때의 권노갑 사무실을 방불케 했다"고 덧붙였다.

洪의원은 그러나 "제보자는 공개할 수 없으며, 최병렬 대표와 미리 상의했다"고 말했다.

청와대 측은 洪의원 발언 직후 "5월 7일께 부산 상의회장단이 문재인 수석, 조윤제 경제보좌관, 최도술씨와 오찬을 한 일은 있으나 洪의원의 주장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또 "9월 20일 盧대통령과 부산 기업인들의 모임에선 태풍 피해 등이 화제였다"고 해명했다. 안대희 대검 중수부장도 "국회 쪽에서 수사에 흠집내기 발언을 하고 있는 것은 간섭이 될 수 있다"며 "정당하게 증거를 대고 지적하라"고 불쾌해 했다.

◇ 이영로씨는 누구=李씨(63)는 부산 재계에서 금융계 마당발로 통한다. 부산상고 총동창회 부회장도 맡았다. 지역 정가에선 지난해 대선 당시 盧후보 진영에 간여, 부산지역 선거자금 회계 책임을 맡았던 최도술씨와 특히 밀접한 관계였다고 알려져 있다. 검찰은 SK수사 중에 崔씨가 받은 11억원 중 일부가 李씨에게 전달됐다고 밝힌 바 있다.

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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