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들 'TV드라마 어서 오세요'

중앙일보

입력

TV 브라운관이 병원들의 각축전으로 치열하다.

최근 각 방송들이 의학 드라마 7, 8편을 기획하면서 이를 홍보기회를 삼으려는 신생 병원들이 촬영장 계약에 발벗고 나서는가 하면 의학드라마 작가를 배출하는 양성소 역할까지 하고 있다고 한국일보가 5일 보도했다.

의학드라마가 '10년만에' 전성기를 되찾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신문에 따르면 MBC <주몽> 후속작인 <하얀 거탑>, <다모>의 이재규 PD가 연출하는 <이발사>(가제), 1994년 히트한 <종합병원>의 후속편이 내년에 나온다. 의사가 주인공인 KBS <구름계단>은 방영을 시작했고, MBC <1과 2분의1>(가제), SBS <외과의사 봉달희>(가제) 등도 준비 중이다.

<하얀 거탑>을 유치하기 위해 경쟁해 온 동국대한방병원(지난해 9월 개원)과 경희동서신의학병원(올 6월 개원) 가운데 동국대한방병원이 촬영지로 결정됐다. 지난해 8월 신축개원한 건국대병원은 <외과의사 봉달희>의 무대로 결정됐고, 경희동서신의학병원은 <1과 2분의1> 촬영을 협의 중이다.

신생 병원이 아니어서 빈 병동을 내 주기 어려운 병원들은 드라마 '자문' 역할을 하고 있다. <이발사> 작가팀은 최근 2개월간 아주대병원에서 진료과를 돌면서 의사들과 회진, 외래진료를 함께 봤다. 병원 측은 대신 "병원 외관이라도 촬영하면 어떠냐"는 은근한 압력을 넣었다.

신촌세브란스병원에는 <종합병원>, 서울대병원은 <외과의사 봉달희> 작가팀이 2개월 간 공부를 하고 갔다.

대한영상의학회는 "진단방사선과 전문의를 의사가 아닌 보조인력으로 여기는 일반인이 많다"며 <종합병원>에 진단방사선과 의사를 등장시키는 역할 PPL에 나서기도 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의학드라마가 병원 홍보에 큰 도움을 준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94년 <종합병원>의 무대였던 아주대병원은 개원 전후 20개월간 드라마가 방영되면서 병원 인지도와 의대 지원율이 급상승했다.

디지털뉴스 [digit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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