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층주부 상대 사기도박/20억챙긴 15명 적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8면

◎판돈 떨어지면 어음용지 제공
서울 성동경찰서는 1일 부유층 주부들을 모아 억대의 사기도박을 벌여 모두 20억여원을 가로챈 사기도박조직 「석기파」일당 남녀 15명을 적발해 행동책(일꾼) 곽명철(46ㆍ전과7범ㆍ서울 한남동 118),장소제공책(하우스장) 김영철(39ㆍ전과5범ㆍ서울 신당동 304),모집책 서양림(59ㆍ여ㆍ서울 쌍림동 35)씨 등 13명을 붙잡아 상습사기도박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달아난 두목 강석기씨(35),부두목(40ㆍ일명 선태) 등 2명을 수배했다.
경찰은 이들로부터 10만원짜리 자기앞수표 1백30장,현금 73만원 등 판돈 1천3백여만원과 액면가 합계 8천5백50만원의 약속어음 22장,이들이 현금으로 통용한 트럼프 3천여장(3천5백15만원어치),백지어음 23장 화투 1백여장을 압수하는 한편 이들에게 속아 도박을 벌인 박래옥씨(29ㆍ여ㆍ서울 마장동) 등 주부 2명을 상습도박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88년2월 두목 강씨의 제의로 조직을 결성,서씨 등 여자모집책 9명이 강남지역 사우나,미장원 등지에서 꾀어온 부유층 주부들을 상대로 일본의 신종 도박인 「아도사끼」(화투 8장을 골라내 4장씩 두패로 갈라 점수로 승부를 가림),「도리짓고땡이」 등을 하며 미리 암호표시를 해둔 화투 20장을 준비한뒤 끗수가 높도록 바꿔치는 수법으로 모두 20여차례에 걸쳐 30∼40명을 상대로 20억여원을 챙겨왔다는 것이다.
이들은 또 장당 1만∼10만원짜리 칩으로 사용한 트럼프를 피해자들에게 꿔주며 1백만원마다 선이자로 10만원씩을 받았으며 피해자가 돈을 모두 잃으면 약속어음용지를 제공,어음을 발행케해 도박을 계속하게 해왔다는 것이다.
경찰은 이들이 어음을 결제하지 않을 경우 피해자 집에 전화를 걸어 『신체부위를 잘라버린다』 『가족들에게 알리겠다』고 협박,돈을 받아왔다는 피해자들의 진술에 따라 이들이 채무자에게 잔인한 폭력까지 행사해 왔을 것으로 보고 추궁중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