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세 소녀가 고려대 합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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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최연소 박사에 도전할 거예요."

23일 발표된 고려대 수시 2학기 국제화 특별전형 합격자 명단에는 박민정양의 이름도 들어 있었다. 朴양은 올해 15세. 친구들은 고등학교 입학 시험 준비를 시작하는 나이지만 새로운 목표를 세웠다고 말하는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가득했다. 朴양은 어려서부터 '유별난 아이'였다. 초등학교 2학년 때 朴양은 뉴질랜드로 조기유학을 떠났다. 그렇지만 부모의 극성에 등떠밀려 떠나는 또래들과 완전히 달랐다.

"커서 국제무대에서 활약하고 싶었어요. 영어를 익혀야겠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부모님께 유학을 보내달라고 했어요."

朴양이 국내로 돌아온 것은 초등학교 6학년이 되던 해 겨울. 중학교에 진학한 朴양은 잠시 '평범한' 길을 걷는 듯 보였다. 하지만 오래 가지는 않았다.

"지난 2월 자퇴를 결심했어요. 제 꿈을 이루기 위해선 할 일들이 너무 많았거든요. 그래서 혼자 공부를 시작했죠. 정보 수집을 위해 학원에 등록을 하긴 했지만 거의 가지 않았어요. 과외는 고등학교 수학만 했어요."

단 6개월간의 준비 끝에 朴양은 지난 8월 중.고교 과정을 모두 검정고시로 마쳤다. 그리고는 곧바로 대학 입시에 도전했다. 숨 돌릴 틈도 없는 시험의 연속. 朴양은 "머리가 좋은 편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다만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를 알고 있으니까 열심히 할 수 있는 거죠"라고 말하며 수줍게 웃었다. 이제 내년이면 어엿한 대학생이 되는 朴양의 꿈은 외교관이나 유엔 같은 국제기구의 직원이 되는 것이다.

"동기들이 모두 언니.오빠들이어서 걱정도 되지만 잘 지낼 수 있을 거예요. 함께 술 마시고 미팅에 나가야만 친해지는 건 아니잖아요."

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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