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피해자 명시키로/「일왕사죄」 막바지 절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노태우대통령의 방일을 앞두고 아키히토 일왕의 과거사 사죄문제로 일본측과 막바지 절충을 벌이고 있는 우리 정부는 최근 일본측으로부터 히로히토 전일왕의 84년 발언보다는 다소 진전된 표현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받은 것으로 18일 알려졌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이날 『일본측은 아직 사죄수준에 대한 공식입장을 우리측에 통보하지 않고 있다』고 말하고 『그러나 각종 채널을 통한 막후접촉 결과 가해자는 명시하지 않되 피해자가 한국임을 밝히고 「유감」보다 다소 진전,「가슴아프다」고 표현하는 절충안을 마련중임을 파악했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이경우 일측의 표현은 「금세기의 한시기에 있어서 한일 양국간에 한국에 불행했던 과거가 있었음을 가슴아프게 생각한다」는 내용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이 표현은 가해자와 피해자가 명확하지 않은 84년 히로히토 전일왕의 「유감」 표명보다는 진일보한 것이나 우리의 구체적이고 명백한 사죄 요구수준에는 못미치는 것』이라고 말하고 『정부는 이의 수용여부를 신중히 검토하는 한편 노대통령의 일왕 만찬답례사나 국회연설을 통해 과거사문제를 다시 짚는 발언을 하는 문제도 아울러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