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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러시아를 몰라도 너무 모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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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러시아는 우리와 수교한 지 16년이 넘었고 국경도 한반도와 인접한 자원대국이다. 그런데도 학생들의 인식이 이런 정도인 것은 우리 사회의 지식인들이 아직도 냉전시대 논리에 젖어 러시아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갖고 있지 않은 데다 있는 정보마저 왜곡됐기 때문 아닌가 자문자답해본다.

러시아는 러시아인들도 잘 알 수 없다고 할 만큼 다양성과 복합성을 지닌 나라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는 러시아의 단면만 보고 전체를 판단하는 사람이 많다.

특히 신문과 방송은 러시아의 긍정적인 면보다는 부정적인 면에 더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것 같고 인터넷 매체에서는 더러 무책임하고 쓰는 이의 주관에 맞춰 옳지 않은 정보를 퍼뜨리기도 한다. 왜곡된 정보가 돌다 보니 러시아에는 겨울만 있고 굶주린 거지와 마피아만 있는 것으로 착각들 하고 있다. 물론 러시아에도 꽃피는 봄이 있고 무더운 여름과 황금빛 가을도 있다. 다만 우리나라보다 겨울이 길고 추울 뿐이다.

21세기는 다변화 시대다. 이제 러시아와의 경제협력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정치.외교.군사.과학기술 대국이자 경제대국으로 나아가고 있는 러시아에 대해 제대로 된 정보를 전달하도록 언론이나 학계 등 지식인 사회에서 노력해야 할 것이다.

차윤호 중부대 경찰법학과 초빙교수.러시아 현지 변호사